국립현대미술관 청주관서 10월 4일까지 기획전

니키 드 생팔 ‘검은 나나(라라·1967)’ 설치 전경.
니키 드 생팔 ‘검은 나나(라라·1967)’ 설치 전경.

 

[충청매일 김정애 기자] 국립현대미술관 (관장 윤범모)은 보존과학을 소개하는 상반기 기획전 ‘보존과학자 C의 하루 (Conservator C’s Day)‘를 오는 10월 4일까지 국립현대미술관 청주(청주관)에서 개최한다.

‘보존과학자 C의 하루’는 미술품의 수집, 전시, 보존·복원이라는 미술품의 생애주기 중 ‘보존·복원’에 대해 소개하는 전시로 익히 알려진 미술관의 주요 업무와 달리 다소 드러나지 않았던 보존과학의 이야기를 전시를 통해 소개한다. 전시제목의 ‘C’는 ‘컨서베이터(Conservator)’와 ‘청주(Cheongju)’의 ‘C’를 가리키기도 하고 동시에 삼인칭 대명사 ‘-씨’를 의미하기도 한다.

‘보존과학자 C의 하루’는 보존과학자를 전시의 한 축으로 삼아 특히 가상의 인물인 ‘보존과학자 C’의 일상을 들여다보는 방식으로 보존과학에 접근한다. 이번 전시는 현대미술의 보존·복원이라는 측면에 집중해 보존 ‘과학’을 문화와 예술의 관점으로 들여다보고자 하는 시도이다.

전시는 상처, 도구, 시간, 고민, 생각 등 보존과학자의 하루를 보여줄 수 있는 주요 단어를 선정해 ‘상처와 마주한 C’, ‘C의 도구’, ‘시간을 쌓는 C’, ‘C의 고민’, ‘C의 서재’라는 5개 주제로 나누어 구성됐다. 전시 공간을 따라 이동하며 상상과 실재 사이에서 구성된 보존과학자 C의 일상을 들여다 볼 수 있는 구조이다. ‘상처와 마주한 C’는 일상적으로 작품의 물리적 상처를 마주하는 보존과학자의 감정을 공감할 수 있는 공간이다. 텅 빈, 어두운 공간에는 사운드 아티스트 류한길의 작품 소리만이 울려 퍼진다. 시각적 요소가 배제된 공간에서 울리는 기계음, 파열음 등 물질의 손상을 연상시키는 각종 소리들이 긴장과 불안을 일으킨다.

‘C의 도구’ 공간에서는 이 외에 수백 종류의 안료와 현미경 등 광학기기, 분석자료 등이 함께 배치되어 보존과학자의 현실을 함께 보여준다. 특히 한국 근ㆍ현대 서양화단을 대표하는 구본웅(1906~1953)과 오지호(1905~1982)의 유화작품을 분석해 1920~80년대 흰색 안료의 성분 변화를 추적한 분석 그래프와 제조사에 따라 물감의 화학적 특성이 다름을 시각화한 3차원 그래프는 보존과학에 있어 ‘과학’의 영역을 보여준다.

‘시간을 쌓는 C’에서는 실제 보존처리 대상이 되었던 국립현대미술관의 소장품 실물과 복원의 기록들을 담은 영상을 함께 전시한다. 야외전시로 인해 표면의 변색과 박락 등 손상이 심했던 니키 드 생팔(1930-2002)의 ‘검은 나나(라라)’(1967)의 복원 과정을 통해 현대미술의 보존 방법론을 소개한다

‘C의 고민’에서는 작품을 보존·복원하는 과정 중에 보존과학자가 겪는 다양한 고민을 시각화 한다. 특히 TV를 표현 매체로 사용하는 뉴미디어 작품들의 복원 문제에서 새로운 기술과 장비의 수용 문제를 다룬다. 우종덕 작가는 최근 이슈가 되어온 백남준 作 ‘다다익선’(1988)의 복원 문제와 관련한 3가지 의견을 영상 설치 작품으로 소개한다.

‘C의 서재’는 유동적인 현대미술을 보존·복원하는 보존과학자의 연구 공간이다. 과학자이면서 동시에 인문학적 지식 배경을 갖춘 보존과학자 C의 감수성을 보여줄 수 있는 소설을 비롯해 미술, 과학 도서 등의 자료들을 함께 배치했다.

윤범모 국립현대미술관장은 “사람의 생명을 다루는 의사와 같이 미술품의 생명을 연장하고 치료하는 보존과학자의 다양한 고민들을 시각화한 흥미로운 전시”라며, “하나의 작품을 보존·복원하기까지 작가와 작품 등 다양한 관계에 대한 연구와 담론, 실재와 상상의 경계 사이에서 보존과학에 대한 새로운 발견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보존과학자 C의 하루’전은 유튜브 채널(youtube.com/mmcakorea)을 통해 ‘학예사 전시투어’ 영상으로도 만날 수 있다. 전시를 기획한 김유진 학예연구사의 설명과 생생한 전시장을 담은 녹화 중계로 오는 7월 2일 오후 4시부터 30분간 진행된다. 중계 후에도 유튜브를 통해 영상을 계속 볼 수 있다. 청주관 전시는 홈페이지 사전예약을 통해 관람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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