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준
청주 나비솔한방병원 원장

[충청매일] 지난 시간에는 화병(火病), 억울병(抑鬱病), 울화병(鬱火病)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하며, 성향(양적성향, 음적성향, 음양교잡성향)을 구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하였습니다.

오늘은 두 번째 이야기로 구체적인 성향을 나누어보면서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먼저 양적(陽的)성향의 경우를 살펴보겠습니다.

글자에서 느껴지는 것처럼 양적(陽的)성향의 경우 감정과 증상에 대한 표출이 적극적입니다. 한마디로 화(火)가 폭발하듯이 나타나는 경우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감정을 담아두면 더 미칠 듯이 답답하여 한마디도 남김없이 쏟아부어야 직성이 풀립니다. 첫눈에 보더라도 ‘아~ 저 사람은 잘못 건드리면 안되겠다…’라는 느낌이 드는 경우가 많습니다. 

화(火)는 축적이 되면 대부분 인체 상부로 몰리면서 증상을 유발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초기에는 가볍게 두통, 안구충혈, 입마름, 어깨결림, 안면홍조, 심장의 과도한 두근거림, 혈압상승 등의 증상이 간헐적으로 관찰되지만, 양적(陽的)성향의 사람인 경우 일시적인 경우가 많고, 평소 체격도 좋고, 활동적인 경우가 많아 환자 스스로도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경우가 많고, 외부에서 보더라도 어디 아픈 사람으로 보이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반복적이고 만성적으로 화(火)가 축적되게 되면 지속적인 과긴장 상태에 놓이게 됨으로써, 그때부터는 다양한 신체증상 뿐만 아니라 정신적인 불편함까지도 동반하게 되어 평범함 일상생활 속에서도 불편을 호소하게 됩니다.

한의학에서는 화(火)의 열기가 지속되면 음액(陰液, 체액, 수분)을 마르게 하여 마치 몸에 물이 부족한 것과 같은 증상을 유발한다고 보고 있습니다.

수면의 장애(잠들기 어렵고, 어렵게 잠들어도 쉽게 깨는 경우), 불안 초조, 쉽게 화를 내고 짜증을 내는 증상, 호흡곤란이 악화되어 공황장애로 발전하는 경우, 만성적인 소화불량, 과민성 장증후군(변비, 설사의 반복), 피로함, 여러 부위의 근육통 등이 음액(陰液)의 부족으로 악화되는 경우가 많으며, 이런 경우 통증에도 굉장히 민감하게 반응하게 되어 평소라면 가볍게 넘어갈 수 있는 통증도 예민하게 받아들이게 됩니다.

환자는 이런저런 불편을 다양하게 호소하여 여러 병원을 돌아다녀 보지만, 막상 뚜렷한 병명은 찾지 못한채 이런저런 약물을 복용해보거나, 다른 용하다는 병원을 방문하게 되는 병원 쇼핑에 빠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음 시간에는 한의학에서 양적성향의 환자를 바라보는 관점과 치료방법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을 가져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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