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매일] 어느 날 아침 승강기를 기다리는데 자리가 꽉 차 계단으로 내려가게 됐다. 내려가는 도중에 창밖을 보니 맑은 풍경이 한눈에 들어왔다. 그날따라 미세먼지 없는 깨끗한 하늘이었고 햇볕이 내리쬐고 있었다. 맑은 하늘을 보니 기분이 좋았다. 창밖을 힐끗힐끗 보면서 내려가는 도중에 누군가 창틀에 올려놓은 캔을 발견했다. 기분이 나빴다. 왜 저 자리에 쓰레기를 올려놓았는지 이해되지 않았다. 내가 치울까라는 생각이 잠깐 스쳤지만 그 유명한 말이 떠올랐다. 어지르는 사람 따로 있고 치우는 사람 따로 있냐? 괘씸했다. 그 짧은 순간 이런저런 생각을 하면서 계단을 내려갔다. 나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이 비슷한 상황을 많이 겪어봤을 것이다.

길가에 무심히 버려진 쓰레기, 약속이라도 한 듯 가지런히 올려놓은 일회용 플라스틱 컵, 무분별하게 버려진 담배꽁초 등은 도시의 미관을 해친다. 도심뿐 아니라 바다, 산, 계곡 등에 놀러 가도 상황은 비슷하다. 산을 오르다 보면 곳곳에 버려진 쓰레기들을 정말 많이 볼 수 있다. 사람들이 지나가는 길목 밖에 무분별하게 쓰레기를 버린다. 산속 어딘가 처박혀있는 쓰레기들이 정말 많을 것이다. 해양 오염도 심각한 것 같다. 바다 위에 떠다니는 쓰레기를 먹고 죽은 어류들도 굉장히 많다는 기사도 봤고 물에 뜨는 쓰레기들이 조류를 타고 해변에 쓸려와 쌓인 사진도 머릿속에서 지워지지 않는다. 이쯤 되면 우리는 쓰레기와 함께 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산업화와 도시화로 인해 인간은 더욱 편리한 생활을 할 수 있게 됐다. 현대인은 수많은 소모성 생활용품을 사용하며 생활한다. 우리나라에서 하루에 버리는 생활폐기물 양이 1인당 900g에 육박한다고 한다. 이 중 종량제 봉투에 버려지는 것이 약 30%, 음식물류 폐기물이 40%, 재활용이 가능한 자원이 30%이다. 종량제 봉투에 버려지는 쓰레기들 중 재활용 가능한 플라스틱, 종이류, 금속류의 비율이 50%를 넘어간다고 한다. 재사용 가능한 자원들이 아깝게 없어지는 것이다.

솔직히 난 쓰레기 문제가 나와 관련이 없는 일이라 생각했다. 길거리에 쓰레기를 버리지 않으며 나름대로 분리배출을 열심히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내가 잘못 알고 있는 분리배출 방법이 많았다. 나름대로 분류해 버리고 있었지만 실속이 없었던 것이다.

인간이 생활함에 있어 쓰레기가 나오지 않을 수는 없다. 하지만 그것을 바르게 처리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쓰레기를 아무 데나 버린다면 시각적으로도 좋지 않을 뿐만 아니라 악취 문제, 수거·처리에 큰 어려움이 있을 것이다. 일회용품 사용을 자제하고 재활용품 분리배출, 쓰레기 종량제 봉투 사용으로 쓰레기 무단투기가 없어졌으면 좋겠고 이로 인해 우리가 사는 지역이 더 깨끗하고 아름답게 변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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