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충북환경련 “市, 화학물질 안전관리계획에 위해도 가장 높은 곳 분류…즉각 중단하라” 촉구

[충청매일 이대익 기자] 충북 청주시가 청주일반산업단지(청주산단) 내 솔밭공원에 유아체험시설을 짓겠다고 하자 지역 환경단체가 화학사고 발생 우려가 있다면서 즉각 중단을 촉구하고 나선 가운데 청주시가 청주산단을 관내 사업장 중에서 가장 위해도가 높은 곳으로 분류한 것으로 드러났다.

청주충북환경운동연합은 4일 성명을 내고 이 유아체험시설 조성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청주충북환경련은 성명에서 “솔밭공원에 청소년수련관이 있는 것도 이상한데 유아체험시설을 짓는 말도 안 되는 일을 청주시가 하겠다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이어 “아이들은 미세먼지, 방사능, 화학물질 등 유해물질에 노출되면 어른보다 더 큰 피해를 입게 된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특히 어린 유아들은 더욱 그렇다”면서 “청주산단은 입주 업체와 관할 행정기관이 관리를 잘 한다고 했지만 이미 여러 번 사고가 발생했던 곳”이라고 강조했다.

청주충북환경련은 “여러 명이 죽었던 LG화학 폭발사고도 있었고 GD라는 업체에서 불산이 누출돼서 문제가 되기도 했다”며 “이것 말고도 크고 작은 사고가 많았고 현재도 악취가 심하고 언제 화학사고가 발생해도 이상하지 않은 곳이 청주산단”이라고 단언했다.

이 단체는 “청주에 다른 공원이 없는 것도 아닌데, 유아를 볼모로 삼을게 아니라면, 왜 솔밭공원에 만들어야 하는지 청주시는 시민들에게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면서 “그럴 수 없다면 솔밭공원 유아체험시설 조성 계획을 당장 철회하고 다른 곳으로 옮겨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상급 기관에서 내려온 예산이 있다면 그 예산을 포기하더라도, 이미 공사를 시작해서 매몰비용이 발생하더라도, 화학사고가 발생할 수 있는 솔밭공원에 유아숲체험시설을 만드는 것은 중단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단체는 “그냥 상식적인 판단만 할 수 있으면 솔밭공원은 유아체험시설을 만들 곳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며 “아이들의 생명과 안전을 가지고 장난치는 것은 얼마나 나쁜 일일까? 청주시가 곰곰이 생각해 보기 바란다”고 했다.

이날 청주충북환경운동연합에 따르면 청주시가 지난해 11월 수립한 ‘청주시 화학물질 안전관리계획’에 이 내용이 들어있다. 청주시는 이 관리계획(171페이지·사진)에서 청주시 관내 사업장별 위해도를 분석한 결과 가장 높은 위험도를 지닌 산단으로 청주산단을 꼽았다.

이 산단에 ‘위험도가 매우 높음’ 사업장이 4곳, ‘높음’은 31곳이 입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관리계획은 오창과학산단과 비산업단지가 다음으로 위험도가 높은 지역으로 조사됐다고 했다.

이 관리계획은 그러면서 “청주시 화학안전관리를 위해서는 위험지역을 우선적으로 관리하고, 점차적으로 위험도가 낮은 순으로 전략적인 접근을 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한편 청주시는 솔밭공원의 지형과 수목을 최대한 변경 없이 있는 그대로 유지해 통나무미로, 타잔놀이대, 나무술래잡기, 그물놀이, 미끄럼틀 시설물 등의 체험놀이 공간과 교육을 진행하는 야외학습장, 휴게시설 등으로 구성한 5천㎡ 규모의 유아숲체험장을 다음달 초 준공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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