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매일] 직원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을 생각을 하니 출근하는 발걸음이 빨라진다. 아니나 다를까 센터 주차장에 들어서기도 전에 발전기 소리, 봉사자들의 주고받는 말소리 등과 함께 봉사자들의 북적거리는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메아리처럼 들려오는 인사가 반갑기만하다. 봉사자들의 손은 쉴 새 없이 움직이고 반가움의 인사는 눈으로 얼굴로 주고받는다.

한약재 냄새가 코끝을 자극한다. 냄새만으로도 보약을 먹은 듯한 흐뭇함이 기분을 좋게 만들고 하루를 시작하는 내 발걸음도 가볍기만 하다. 삼계탕을 받게 될 어르신과 저소득계층을 생각하니 입가에 미소가 절로 지어진다.

올해는 지난달부터 사업이 진행돼 마음이 급해졌다. 주 3회 ‘사랑의 밥차’를 운영해야 신청받은 읍·면·동 봉사대의 밥차 일정을 가까스로 마칠 수 있기 때문이다. 사업을 진행하는 팀은 몸과 마음이 바쁘기만 하다.

2014년 IBK 기업은행이 기탁한 ‘사랑의 밥차’는 매년 3월부터 읍·면·동을 순회하면서 어르신들에게 무료급식을 지원하기도 하고 지역의 사정에 따라서 300인분의 삼계탕을 조리해 경로당으로 포장·배달을 적절하게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해 사업을 진행하는 데 많은 제약을 받고 있다. 생활 속 거리두기와 경로당 폐쇄로 무료급식이 어렵게 됐기 때문이다.

그래서 읍·면·동 자원봉사대 회장들은 코로나로부터 안심할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될 때까지 밥차는 무료급식에서 포장·배달로 변경해 대상자들에게 질 좋은 급식을 지원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주메뉴를 삼계탕으로 정한 데도 까닭이 있다. 우리나라 여름에 빠질 수 없는 보양식 중 하나요, 사계절 내내 찾아먹는 보양식으로 원기 회복에는 최고이기 때문이다.

밥차에서는 300명분의 국과 밥을 할 수가 있다. 국 대신 삼계탕을 끊이고, 찰밥을 지어 대상자들에게 삼계탕과 밥을 점심에 드실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삼계탕을 끓이는 당일보다 전날 약재를 종일 달이는 일이 만만치 않다. 당일 아침 일찍부터 닭을 삶고 포장하는 작업이 끝나기까지 업무 담당자와 봉사자 간 엇박자가 나면 일이 힘들어진다. 조리에서 포장까지 오전 11시를 목표로 질주하는 모습은 놀랍기 그지없다. 담당자와 봉사자 간에 손발이 맞아야만 진행될 수 있는 광경이다.

봉사자들은 한 끼이지만 최선을 다하고 있다. 보양식으로 드실 수 있도록 조리·포장하고 읍·면·동 행정복지센터와 협조해 신속하게 각 가정으로 배달하고 있다.

소외계층을 위한 든든한 한 끼 지원은 오는 10월 말까지 지속하는데, 보양식은 코로나19 극복에 한몫을 할 것이라 믿으며 건강한 사회를 구성해 가는 지름길이 될 것이라 생각해본다.

한 끼 보양식 삼계탕을 위해 애쓴 봉사자와 담당자가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니 하루의 발걸음이 가볍기만 하다.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충청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