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매일] 도로를 지나다 보면 농촌 풍경 중 자주 볼 수 있는 것 중 들판에 널려 있는 하얀 동그란 물체가 있는데, 이를 흔히들 ‘공룡알’이라고 부른다. 크기가 크고 하얀 둥근 물체이니 덩치가 큰 공룡이 낳았나 하고 우스갯소리로 하는 것이다.

정확한 용어는 가축 사료의 일종인 곤포사일리지이며, 무게는 1덩어리 당 400~500㎏에 이른다.

생볏짚, 옥수수, 목초 등 조사료(풀 사료)를 수확해 원형으로 흰색 비닐을 여러 겹으로 감아 단단하게 포장해 진공으로 저장·발효시켜 사료의 품질을 높이고 운반과 저장이 편하도록 만든 것이다.

곤포사일리지는 계절별로 동계 작물, 하계 작물 사일리지로 나뉘는데 동계 작물(호밀·청보리·연맥 등)은 벼 베기 후 종자를 파종해 이듬해 봄에 수확하고, 하계 작물(옥수수 수단그라스·이탈리안라이그라스·총체벼 등)은 봄에 파종해 여름이나 가을에 수확과 동시에 사일리지를 제조해 가축에게 공급한다.

가축에게는 일반 조사료로 급여했을 때보다 영양적 가치도 높고 기호성도 좋으며, 장기간 보관에도 용이해 축산농가에서 선호하며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조사료인 것이다.

우리가 알고 있는 소는 반추동물이다. 영양적·생리적인 측면에서 보면 반추동물은 제1위 내에 서식하는 미생물과 동물의 조직이 필요로 하는 단백질, 에너지, 지방산, 광물질 및 비타민의 많은 부분을 조사료를 통해 섭취해야 하므로 소 사육농가에서는 조사료가 필수 사료인데 곤포사일리지가 조사료의 기능을 더욱 향상시켜준다.

일반사료의 원료는 대다수가 수입에 의존하고 있고, 조사료도 건초로 수입되고는 있지만 100% 자급화에는 못 미치지만 어느 정도 가능한 게 조사료이다. 해외처럼 넓은 토지를 보유하고 있으면 조사료를 풍부하게 생산해 자급자족이 될 텐데 그렇지 못해 아쉬울 뿐이다.

사료의 자급화는 생산비를 줄여주는데 이것은 곧 축산농가의 수입과 연결되므로 청주시는 조사료 생산을 적극 권장하고 있으며 사일리지 제조, 조사료 생산용 종자 구입, 볏짚 처리 비닐 구입, 조사료 수확 장비 구입 등 17억여원을 들여 조사료 생산 지원에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

멸종된 공룡은 화석연료로 남아 현대화 발전에 많은 기여를 했지만 ‘공룡알’은 우리들 곁에 계속 남아 부화하면서 조사료의 영양적 가치를 마음껏 발휘해 작으나마 풍요로운 축산농가를 만드는 데 기여하길 바란다.

그냥 스쳐 지나가듯 바라봤던 ‘공룡알’을 앞으로는 친근감 있게 바라봐 주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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