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매일] ‘도시의 주인은 누구인가?’라는 물음의 답은 ‘사람’이다. 도시는 인간의 정치, 경제, 사회적인 활동무대가 되는 장소이며, 인구 집중으로 비교적 인구밀도가 높은 지역을 지칭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 주위를 둘러보면, 이 물음에 자신 있게 답할 수 있는 시민이 몇 이나 될까? 이면도로를 가득 메운 자동차, 그 사이를 아슬아슬하게 다니는 보행자, 특히, 어린이들. 과연 ‘도시정책 그 중 교통정책의 중심에 사람이 있는가’ 돌아보고자 한다.

요즘은 여건이 많이 바뀌었지만, 불과 5~6년 전 만해도 대학생 둘 중 한 명은 집보다 자동차를 먼저 산다고 했었다. 집값은 너무 높으니, 실제로 사회초년생들에게 자가용은 일종의 로망일 것이다. 출퇴근할 때 나만의 공간에서 시간절약도 가능하고, 주말엔 애인과 드라이브 데이트를 꿈꾸는 일종의 환상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실상은 어떨까? 운전은 고도의 집중을 요구하는 행위이다. 교통정체 상황의 운전은 더 많은 집중력이 필요하다. 전날 충분한 수면을 못 했다면, 출근길 운전은 정말 고역이다. 하지만,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어떨까? 버스에서 책을 볼 수도 있고, 스마트폰 게임, SNS, 동영상 시청 등 모든 것이 가능하다. 잠이 부족하면 잠을 잘 수도 있다. 교통정체가 있건 없건 이 모든 것이 가능하다.

대중교통이 발전한 대도시를 중심으로 젊은이들은 자동차를 선호하지 않는 양상이 나타난다. 1980년대 90% 이상이 운전면허증을 취득하던 미국의 젊은이들이 최근에는 20% 수준으로 내려가는 등 해외에서는 운전면허증이 필요 없다는 인식도 증가하고 있다고 한다. 공유자동차(car sharing)가 잘 갖춰져서 꼭 필요할 때는 빌리면 된다. 자동차 소유의 종말이라는 말이 많이 등장한다.

그렇지만, 청주시는 여전히 매년 1만3천대 수준으로 자동차가 증가하고 있다. 청주시의 유일한 대중교통 수단인 시내버스는 400여대로 서울시의 1.6배 이상의 면적을 운행하고 있다. 외곽지역으로 주거지역이 확대되는 등 서비스할 곳은 많은데 투입가능한 버스는 한정돼 있어서 그럴 것이다. 시내버스로만 대중교통 서비스를 제공하기엔 한계에 이른 것 같다.

가까운 장래에는 자가용이 없어도 불편이 없는 청주시 교통환경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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