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족 처벌 원치 않는 점 참작”

[충청매일 최재훈 기자] 특정 환자에게 졸피뎀 성분의 약물을 과다 처방해 사망에 이르게 한 충북의 한 대학병원 의사에게 징역형의 집행유예가 선고됐다.

청주지법 형사4단독 김룡 판사는 마약류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향정) 혐의로 기소된 충북 모 대학병원 정형외과 의사 A(54)씨에게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 120시간의 사회봉사를 명령했다고 21일 밝혔다.

A씨는 2017년 6월부터 2018년 9월까지 227차례에 걸쳐 환자 B씨에게 정상적인 진료 없이 졸피뎀 성분의 스틸록스정을 과다 처방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2015년 10월 자신에게 정형외과 수술을 받은 B씨가 해당 약물에 중독 증상을 보이자 더 많은 양을 처방하기 위해 B씨의 아내와 부친 명의로 처방전을 발급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같은 병원 전공의 6명에게 타인 명의 처방전 발급을 지시하기도 했다.

장기간 하루 수십정의 스틸녹스를 복용하던 B씨는 2018년 9월 숨졌다.

김 판사는 “위법하게 처방된 약물의 양이 매우 많다”며 “스틸녹스의 지속적 과다복용이 사망의 한 원인이 됐을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어 “피고인은 향정신성의약품 남용의 부작용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음에도 환자의 통증 완화를 위해 약물의존이라는 손쉬운 방법을 택했다”며 “다만, 자신이 수술을 집도한 환자의 투약 요구를 거절하지 못하다가 이 사건에 이른 점과 B씨 유족이 처벌을 원치 않는 점 등을 참작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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