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
준청주 나비솔한방병원 원장

[충청매일] 결혼을 한 중년이상의 여성들을 진료하다보면 장기간에 걸친 스트레스와 피로 등으로 인해 다양한 불편증상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요즘은 코로나19로 인해 장시간의 사회적 거리두기 및 실내활동이 증가함에 따른 과도한 스트레스가 더해지면서 이런 환자분들이 더욱 많아진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이런 환자분들은 심리적인 긴장이 반복되는 경우가 많아 증상의 호소 및 호소의 정도가 굉장히 다양한 경우가 많아서, 한마디로 특징을 짓기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공통적으로 호소하는 대표적인 증상으로는 수면장애, 가슴 답답함, 두근거림, 상열 및 안면홍조, 두통, 어지럼, 어깨뭉침, 소화불량 등을 들 수 있습니다. 많이 들어본 증상이고, 또 우리 주변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증상입니다. 어떤 경우에 가장 쉽게 볼 수 있을까요? 맞습니다. 바로 갱년기라는 특별한 시기를 거치는 우리 아내들이나 어머니들에게서 쉽게 볼 수 있습니다. 더 넓게는 갱년기라는 특정 시기뿐만 아니라 화병이라 불리는 스트레스로 인한 신체반응에서도 볼 수 있는 증상입니다.

화병(火病)은 “억울병(抑鬱), 울화병(鬱火)”이라고도 표현합니다. 스트레스에 노출되는 상황이 장기간 지속되는 상태에서, 적절하게 스트레스를 해소하지 못한채, 속으로만 누르고, 참아서 화가 쌓여서 생긴다는 의미입니다.

최근까지 여성들의 화병(火病)이 압도적으로 많았지만, 시대가 변하면서 중년의 남성들에게도 화병(火病)의 증상이 심심치 않게 관찰되는 것을 목격할 수 있습니다.

또한, SNS 등을 통해 새로운 대인관계의 형식이 만들어지면서 의외로 20~30대의 젊은 층에게서도 종종 유사한 증상의 호소를 듣기도 합니다. 40~50대의 장년층이 주로 남편이나 시댁, 자녀문제로 인해 증상을 호소한다면, 20~30대의 젊은 층은 주로 사회적인 박탈감, 과도한 경쟁과 비교로 인한 열등감, 미래에 대한 불안감 등으로 인해 증상을 보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갱년기 증상으로 인한 경우와 화병으로 인한 경우를 좀더 세세하게 구분하여 치료를 해야겠지만, 치료의 방법이 큰 틀에서 일치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먼저, 환자의 성향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성향은 크게 3가지 정도로 나누어볼 수 있겠습니다. 드러나는 증상은 비슷하더라도 외향적이고 공격적인 성향을 보이는지, 겉으로 드러내기 이전에 속으로 삭히고 삭히다가 폭발하는지, 아니면 드러내지도 못한채 마음에 담아두기만 하여 숨도 쉬기 어려울 정도로 증상이 진행되었는지 등으로 구별을 해볼 수 있겠습니다. 한의학에서는 이런 성향을 양적 성향, 음적 성향, 음양교잡 성향 등으로 구분하고 있습니다.

다음 회에서는 양적성향의 경우부터 시작해서 증상의 특징과 치료방법을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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