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영
건양대학교 군사경찰대 학장

[충청매일] 올해 초·중·고·대학생 신입생들은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대부분 입학식도 하지 못한 채 학교생활을 시작해야만 했다. 일부 온라인 형식의 입학식을 가진 학교도 있기는 하지만 그래도 입학식은 처음으로 자신이 앞으로 다녀야 할 학교에 직접 나가서 축하도 받고 학교생활에 대한 전반적인 소개와 함께 학교시설도 돌아보며 학교생활과 미래에 대한 꿈도 키워야 제대로 된 입학식이라고 볼 수 있다. 인생에 있어서도 봄의 시작과 함께 새로운 학교에 입학하고 진학한다는 것은 가장 의미 있는 추억거리 이기도 하다.

이러한 관점에서 바라볼 때 올해 신입생들은 인생에 있어 가장 소중한 추억 한 가지를 가지지 못하는 안타까움과 함께 학기가 시작되었는데도 자신을 가르칠 선생님이 누구인지, 동료학생들이 누구인지 조차 모른 채 집에서 이런저런 온라인방법을 통해 수업을 받고 있다.

특히 대학생들은 그동안 힘든 고등학교 시절을 마치고 마침내 그렇게도 본인이 원했던 대학에 합격했는데도 불구하고 캠퍼스를 밟아보지도 못하고 대학생활의 꽃이라고 할 수 있는 신입생 첫 학기에 대한 낭만도 느껴보지 못한 채 집에서 보내야 하는 처지에 놓여있다.

사실 대학생활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고등학교 교복을 벗고 대학생이 되어 전국에서 모인 동료들과 함께 축제와 MT 등을 통하여 그동안의 수고로움을 벗어던지고 성인이 되는 기쁨을 맛보는 것인데 이러한 경험을 전혀 못해본다니 대학에서 근무하는 한사람으로서 마음이 짠하기만 하다.

우리들은 추억을 먹고사는 존재라는 말을 자주 쓴다. 아름다운 추억은 밝은 마음을 가지게 하고 미래에 대한 꿈을 멋지게 꿀 수 있는 힘이 될 수 있다. 아마도 올해 신입생이 된 학생들에게 먼 미래에 상급학교에 진학했을 때 가장 기억에 남는 추억이 무엇이냐고 물으면 코로나19로 인해 꼼짝 못하고 집에서 머물면서 선생님과 친구들도 보지 못하고 갑갑하게 공부했던 기억을 떠올리게 될 것이다. 참으로 아픈 기억이 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학생들은 미래에 이 나라를 짊어지고 나갈 기둥들이다. 따라서 지금사태를 누구나 겪는 아픔으로만 바라보지 말고 이들에게 어려움 속에서도 밝은 마음과 희망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한 노력이 절실하게 필요하다.

코로나19 사태가 생각보다는 오래 갈 것이라는 전망이 연일 나오는 만큼 이제 부터라도 지혜를 모아 미래의 이 나라 주인공들인 학생들이 주춤하지 않고 웃음을 되찾고 가슴을 활짝 펴고 새로운 무엇인가에 도전할 수 있는 길을 열어 주어야 한다. 다행스럽게도 20일부터 고등학교 3학년을 시작으로 일부 등교 수업을 하게 되는데 아무쪼록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지 않고 원활하게 수업이 진행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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