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매일] 종식 국면에 들어서나 싶었던 코로나19가 이태원 클럽발로 재확산될 조짐이다. 13일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0시 기준 이태원 클럽발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116명에 달한다. 지난 6일 경기도 용인시 66번째 초발 확진자가 나온 이후 일주일만으로 이태원 클럽발 확산세가 수도권뿐 아니라 전국으로 커지는 모습이다.

일일 신규 확진자가 꾸준히 한 자릿수를 기록하고, 정부의 방역 지침이 ‘사회적 거리두기’에서 ‘생활 속 거리두기’로 완화될 때까지만 해도 일상으로의 복귀를 기대했다. 이달 초 황금연휴 기간에 전국의 관광지와 다중이용시설에 사람이 북적인 것도 코로나19 확산세가 한풀 꺾였다는 판단이 컸다. 전국의 젊은이들이 유흥 중심가 중 하나인 이태원에 몰려든 것도 비슷한 심리가 작용했으리라고 본다. 결국 느슨해진 긴장감이 코로나19 사태를 다시 키웠다.

더욱 큰 문제는 등교를 앞둔 10대들의 감염이 늘고 있다는 것이다. 인천에서만 고교생 5명, 중학생 1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들은 이태원 클럽발 확진자인 20∼30대 과외 교사와 학원 강사를 통해 전염됐다.

서울의 한 고등학생은 연휴 기간 이태원의 한 클럽을 방문했다가 진단검사를 받았다. 결과는 음성이었지만 이 학생의 경우 학교에 나와 수업까지 받은 것으로 밝혀져 관계 당국이 조사 중이다. 강원도에서도 이태원을 다녀온 10대가 코로나19에 감염됐다.

서울 도봉구에서는 10대 확진자가 이태원 클럽발 확진자와 접촉해 감염된 환자가 다녀간 노래방을 들렀다가 3참 감염으로 이어진 것으로 밝혀졌다. 이 10대는 마스크도 착용하지 않은 채 독서실과 PC방 등도 이용해 또 다른 감염의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그동안은 10대들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많지 않았지만 이젠 더는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이대로라면 오는 20일 예정된 고3 학생들의 등교도 장담할 수 없다.

가장 두려운 것은 젊은 무증상자의 2차 전파다. 러시아도 젊은 무증상자의 전파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다가 순식간에 코로나19 감염자가 늘어 최근 일일 1만명이 넘는 신규 확진자가 나오고 있다. 러시아 정부가 초기 방역 성과에 자만하는 잠깐의 방심이 무서운 결과로 이어진 것이다.

방역당국은 “젊은층의 경우 증상이 없거나 경미해 스스로 인지하지 못한 채 대외활동을 하고 있어 추가 감염 확산 위험이 높다”고 경고하고 있다. 본인은 걸려도 별문제가 없어 왕성하게 돌아다니다가 슈퍼 전파자가 될 수 있다는 얘기다.

각급 학교의 개학은 연기에 연기를 거듭해 이러다간 자칫 한 학기를 통째로 날려버리겠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특히 대입을 준비해야 하는 고3 수험생은 피 말리는 시간이 계속 되고 있다. 더 이상의 학사일정 변경을 막기 위해서도 교육당국은 특단의 대비책을 마련해야 한다. 방역당국도 10대들이 주로 찾는 학원, PC방, 오락실, 노래방 등에 대한 강력한 방역과 함께 온 국민이 최대한 협력하고 동참하도록 유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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