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솔문학작가회
수필가

[충청매일] 우리의 삶 속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있다면 그것은 가족이며 가정이다. 그 다음은 무엇일까. 일하는 직장이요 공부하는 학교가 아닐까한다. 그런데도 우리의 생활은 집보다 회사나 학교라는 공간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 그 곳에서 하는 것만이 일이요 공부라 생각했다.

코로나19 대확산을 막기 위해 사회적 거리두기 등 예방 수칙을 지키기 위해 일터에도, 학교에도 못 나가는 고통을 참으며 살았다. 이제 지난 6일부터는 사회적 거리두기는 일상과 방역을 병행하는 생활 속 방역으로 전환했다. 이에 따라 그동안 폐쇄됐던 실내 공공시설들이 방역수칙을 지키는 조건으로 단계적으로 문을 열고 학교도 순차적으로 등교 수업을 하게 되었지만 안심할 단계는 아닌 것 같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대면접촉이 필요한 업종은 생산이 크게 하락했지만 비대면 산업은 새롭게 떠오르고 있다. 우리가 지금까지 살아온 세상은 오프라인 중심이었다. 온라인은 오프라인 옆에서 보조적 역할만을 했기 때문이다. 코로나19로 인해 10년 이상 걸렸을 비대면 시대가 현실로 앞당겨진 것이다. 인류가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비대면의 일상을 바이러스가 전 지구인에게 어찌할 수 없이 강제한 것이다. 여기에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로봇 등 4차산업혁명이 낳은 첨단기술들이 코로나19 발생으로 자동차 엑셀러레이터를 밟은 것처럼 돼버린 것 아닌가 싶다.

지금까지 우리는 재택근무가 가능할까?, 온라인 원격수업을 할 수 있을까? 걱정을 했지만 이제는 코로나19 때문에 선택의 여지가 없다. 직장이라는 공간, 학교라는 공간에서 얼굴을 맞대고 일하고 공부하는 것만이 아님을 깨닫게 된 것이다. 미래에 대한 최선의 예언자는 과거라 하지 않았던가. 14세기 유럽에서 발병한 흑사병은 6천만명의 희생자를 낳은 최악의 질병이었지만 르네상스 문명을 꽃 피우는 계기가 되었다. 인류역사는 항상 위기에서 새로운 도약의 기회를 만들어 냈다.

코로나19 이후에 다가 올 경제위기를 어떻게 극복 하느냐 하는 것이 급선무다. 세계경기 침체는 이제 시작 일뿐이고 한국 수출은 올 4월 실적이 작년4월에 비해 23%나 급감했다. 적극적 소비촉진을 통해 내수경기를 살리려고 긴급재난지원금을 전 국민에게 4인 가족 기준 100만원을 지급하는 추경예산만도 11조가 또 추가되니 총선에서 비롯된 선심성 국가부채를 차세대에게 짐을 지우는 것 같아 마음이 아프다.

앞으로 어떤 세상이 될까? 초중고 학생의 예를 들면 개인용 컴퓨터 모니터를 켜는 일부터 일상이 시작되고 화상회의로 출석을 체크하고 집에서 수업을 듣고 과제를 수행하는 원격수업을 하게 된다. 앞으로 10년 후 그 학생이 입사한 회사직원은 대부분 재택근무를 할 것이다. 대면회의는 대부분 사라질 것이고 의사소통이나 정보공유는 온라인을 통해서 이뤄진다. 코로나19 사태를 맞닥뜨린 초등생은 물론 중고, 대학생까지 기성세대와는 전혀 다른 삶을 살게 될 것이다. 그런 면에서 코로나19는 직장, 학교, 의료, 종교 등 모든 것들이 온라인 플랫폼으로 대체될 수 있다는 사실을 직접 확인 시켜주는 역사적인 계기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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