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도 “오창 선정 가능성 높아”

7일 충북 청주시 청원구 오창읍 방사광가속기 구축 예정부지 인근 도로에서 시민들이 현장실사단이 탄 버스를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오진영기자
7일 충북 청주시 청원구 오창읍 방사광가속기 구축 예정부지 인근 도로에서 시민들이 현장실사단이 탄 버스를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오진영기자

 

[충청매일 최영덕 기자] 1조원대 다목적 방사광가속기 구축사업 최종 후보지가 8일 발표된다. 충북도를 비롯해 충청권 광역단체, 광역의회 등 도민들은 방사광가속기 청주 오창 유치를 위해 총력전을 펼쳤왔다.

전남 나주는 예정부지가 평지에다 화강암 기반으로 이뤄져 방사광가속기 전용부지라고 두각시키고 있는 반면, 충북 청주도 방사광가속기에 치명적일 수 있는 지진 등 자연재해 발생률이 적다는 것과 입지조건, 접근성 등을 내세우고 있다. 최종 후보지로 지질 기반이 최대 변수가 될 전망이다.

충북은 방사광가속기 부지의 주요 평가항목 중 가장 중요한 입지 조건에서 경쟁 지역보다 높은 평가를 받고 있기 때문에 최종 후보지 선정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7일 충북도에 따르면 이날 다목적 방사광가속기 최종 후보지 현장방문 평가를 위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담당자와 평가위원 등 15명이 청주 오창을 찾았다. 일정은 비공개로 진행됐다.

충북은 이시종 지사와 장선배 충북도의장, 한범덕 청주시장, 오창 주민 50여명이 평가위원들을 환영했다. 현장 실사는 90분 동안 충북 예정부지인 오창테크노폴리스에서 진행됐다. 유치 계획과 설명, 실사, 질의응답 순으로 진행됐다.

충북도는 현장설명과 질의응답이 가능한 허경재 도 신성장산업국장 등 사업현장에 대해 전문지식을 갖춘 관계자 5명만 참석했다. 현장실사 외 불필요한 외부 환경적 정성평가 요인을 배제하기 위한 과기부 방침에 따른 것이다.

비교적 차분한 충북과 달리 이날 오전 실사단을 먼저 맞은 전남은 다소 떠들썩한 모습으로 한때 일정에 차질을 빚기도 했다. 오전 11시 전남 나주 현장에 실사단을 태운 대형버스가 도착했지만, 평가위원들은 20여분 가까이 버스에서 내리지 않았다.

주차장까지 마중 나온 500여명의 환영 인파에 정상적인 실사가 불가능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전해졌다. 해프닝은 실사단 측이 정중히 환영인파 철수를 요청한 뒤에야 끝이 났다. 충북도는 ‘입지 조건’ 등 평가항목에 근거한 객관적 우월성을 내세워 최종 후보지 선정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밝힌 방사광가속기 부지 평가항목과 기준은 ‘기본 요건’ 25점, ‘입지 조건’ 50점, ‘지자체의 지원’ 25점이다.

이 중 입지 조건을 제외한 나머지 항목은 전남 나주와 큰 차이가 없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부지 제공 면적이나 진입로, 부대시설, 지원 계획 등은 최상의 조건을 맞춰 유치 계획서를 제출했다는 분석에서다. 그만큼 변별력이 크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점수가 가장 높은 ‘입지 조건’에서 승부가 가릴 것이란 얘기다. 이 항목은 부지 만족성과 지리적 여건, 발전 가능성으로 나눠 평가한다.

충북이 유치 예정지로 점찍은 청주 오창테크노폴리스는 모든 면에서 전남 나주를 앞선다는 평가가 나온다.

우선 단단한 암반 지대(흑운모 편마암)로 지반이 변형될 가능성이 작다. 충북은 최근 20년간 규모 3.0 이상 지진이 발생하지 않은 안전한 지역이다. 지진과 홍수, 산사태 등의 자연재해를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고속도로, 고속철도, 청주국제공항 등 X축 사통팔달 교통망으로 전국 주요 도시에서 2시간 이내 접근할 수 있다. 배후도시 인구도 청주는 무려 85만명에 달한다.

반면 전남 지역은 최근 군집형 지진이 잇따라 발생, 지질학적 안정성 면에서 충북 오창에 뒤처진다. 지난 3일 오후 10시7분 전남 해남군 서북서쪽 21㎞ 지점에서 진도 3.1 규모의 지진이 발생했다. 기상청 등에 따르면 이 지역에서 관측된 지진은 지난달 26일부터 불과 8일 사이 53번에 달한다.

다만 해남 지진은 전남 나주에서 반경 50㎞를 벗어나 부지 선정 평가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전남 지역의 단층 존재는 증명된 만큼 부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은 있다.

청주 오창은 이런 우위 외에도 활용도 등의 측면에서 방사광가속기 구축의 최적지로 평가받고 있다.

포항의 방사광가속기 이용자 현황 통계를 보면 수도권과 충청권은 64.6%를 차지한다. 호남권과 영남권은 각각 7.7%, 27.7%에 그쳤다.

방사광가속기를 통한 사전·후속 연구의 연계성도 강점이다. 충청권에는 대덕연구단지를 중심으로 각종 연구기관이 둥지를 트고 있다. 연구 성과 확산과 산업적 활용이 가능하다.

활용도가 높을 것으로 보이는 국내 반도체 산업의 84.9%, 의약품·의료기기 산업의 58%, 화학 산업의 63%가 충청권과 수도권에 집적해 있다.

더구나 충북의 예정 부지인 청주 오창테크노폴리스는 사전행정절차 완료 등으로 과기부 계획보다 1년 빠른 2021년부터 착공할 수 있는 강점이 있다.

충북도는 이 같은 장점을 이날 오후 진행될 현장 방문에서 강조할 계획이다. 현장 방문은 유치 계획서에 담긴 예정 부지를 방문, 타당성 여부를 살피는 것이다.

이에 따라 2008년 방사광가속기 유치 실패 후 12년 만에 두번째 도전하는 ‘재수생’ 충북도가 최종 관문을 넘어설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충북도 관계자는 “충북도는 방사광가속기 구축을 통해 반도체, 태양광, 바이오, 이차전지 등 충북의 미래 신성장 동력 산업이 더욱 성장하고 오창은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하는 대한민국 대표 과학도시로 우뚝 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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