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보경 청주시 수곡1동 행정복지센터 주무관]

 

[충청매일] 환경 파괴와 건강 위협을 야기하는 플라스틱 문제가 전 지구적 과제로 대두되고 있는 가운데 국내 플라스틱 쓰레기 하루 발생량이 3천949t(2011년)에서 5천445t(2016년)으로 증가했으며 우리나라 플라스틱 폐기물 발생량은 세계 최고 수준으로 연간 1인당 132.7㎏이다.

플라스틱 생산에 5초, 사용에 5분, 분해에는 500년 소요된다고 한다.

자원의 절약과 재활용 촉진에 관한 법률에 따라 커피전문점 매장 내에서 일회용 컵 사용이 금지가 되고 많은 카페에서 머그컵과 텀블러 사용을 권장하고 있었다.

그러나 코로나19 위기경보가 ‘심각’ 단계로 상향되면서 일회용품을 줄이자는 사회적 노력은 물거품이 됐다. 개인위생에 대한 걱정이 커지자 환경부가 일회용품 사용 규제를 풀어준 것이다. 식품업소 내 일회용품 사용을 일시 허용하면서 커피전문점 등 매장에서 일회용 컵을 사용할 수 있게 됐다. 사회적 거리 두기로 배달음식 및 인터넷 배송도 폭발적으로 증가했다고 한다.

환경부는 내년부터 일회용 컵을 퇴출키로 했다. 지난해 11월 ‘일회용품 줄이기 계획’을 확정하면서 “2022년까지 일회용품 사용량을 35% 이상 줄이겠다”고 선언했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가 이어지면서 일회용품 사용 규제 강화는 커녕 풀어주며 딜레마에 빠졌다.

끝없이 생산하고 소비하는 자본주의 시대에 그에 비례하게 쓰레기는 넘쳐흐르고, 심각한 환경오염으로 되돌아오고 있다.

이번 투표는 코로나19 여파로 이전에 볼 수 없었던 진풍경이 연출됐다. 마스크를 쓰고 일회용 비닐장갑을 끼고 투표를 했다. 선거관리위원회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유권자들에게 마스크 착용, 1m 거리두기, 투표 전후 충분한 손 소독 외에 투표 시 일회용 비닐장갑 착용을 강제했다. 감염병 예방은 두말할 필요 없이 중요하다. 그러나 무분별하게 사용되는 일회용품이 자칫 제2의 쓰레기 대란을 불러오지 않을까?

총선 전이던 지난 1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4·15 총선에 사용되는 63빌딩 7개 높이 분량의 위생장갑을 자연분해(생분해) 위생장갑으로 우선 사용해 주세요’라는 제목의 청원 글이 게재되기도 했다.

단기적으로는 코로나19를 이겨낼 수 있을지라도 장기적으로는 플라스틱과 일회용품의 남용이 국민들의 안전과 건강 그리고 미래 세대에 악영향을 끼치게 될 수 있다고 생각된다.

엄청난 양의 일회용품 쓰레기를 줄이려면 사용하지 않는 수밖에 없다. 텀블러 들고 다니기, 면 마스크 쓰기, 포장재 줄이기 등 생활 속 작은 실천이 중요한 것 같다. ‘나부터 실천하자’라는 생각을 갖고 늘어나는 쓰레기에 대한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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