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충청매일] ‘어렵고 힘들다. 그래서 지친다!’ 코로나19 전염병에 걸린 환자의 심정이 그럴 것이다. 환자의 가족 역시 마찬가지리라. 그들을 치료하는 의료진도 많이 힘들고, 누적된 피로로 인해 괴로울 거라는 생각이 든다. ‘지진이 그치면 해일이 온다’는 말처럼 코로나19도 문제려니와 그로 인한 경제, 사회적 2차 피해가 마치 해일처럼 밀려올 거라는 비관적 전망에 두렵기도 하다. 실제로 밖에 나가보면 빈 점포가 늘어가는 게 자꾸 눈에 띈다. 일을 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는 증거다. 매스컴에 발표되는 경제전망 역시 어둡기만 하다. 이래저래 긴 한숨만 나올 뿐이다. 과연 희망은 없는 걸까? 이에 대해 시인은 이렇게 되뇐다.

희망이라 말하는 당신은 빛줄기를 갖고 있어요 // 세상이 첨벙거려도 빛을 비추고 폭풍 칠 때 더 밝은 빛을 닮아가지요 // 힘내요 하고 말하는 당신은 창고에 좋은 씨앗을 쌓아주지요 //차별하지 않고 모든 밭에 한 움큼 두 움큼 살며시 놓고 가면 콩닥콩닥 박애로 꽃이 피지요 //칭찬을 말하는 당신은 곧은 마음으로 꺾인 몸을 작은 손으로 만져주지요 // 당신과 함께 있으면 스치는 바람도 생명이 되어 주지요 - <작은 손> 전문

이 시는 우리 충청지역에서 활동하는 ‘이창진’ 시인의 시다. 시인은 말한다. 그래도 ‘희망이라 말하는 당신은 빛줄기를 갖고 있다’고. 그렇다. 희망이 없는 가장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희망은 있다. ‘세상이 첨벙거려도 빛을 비추고 폭풍 칠 때 더 밝은 빛을 닮아 가’는 것이다. 코로나19로 인해 전 세계가 비록 막막한 어둠 속에 갇혀 있어도 빛이 어딘가에는 있다.

이렇게 힘들고 어려울 때 우리는 서로가 서로를 아끼고 용기를 주어야 하지 않을까? ‘힘내요!’라는 말 한 마디는 코로나와 싸우는 의료진에게도 환자나 그 가족에게도 희망의 씨앗이 될 수 있지 않을까? 힘들 때일수록 갈등하지 말고 반목과 질시를 떨쳐버리고 ‘차별하지 않고 모든 밭에’ 희망을 ‘한 움큼 두 움큼 살며시 놓고 가면’ 세상은 ‘콩닥콩닥 박애로 꽃이’ 필 것이다. ‘칭찬을 말하는 당신은 곧은 마음으로’ 어렵고 힘들어 지친 그래서 ‘꺾인 몸을’ 희망의 ‘작은 손’으로 만져 줄 수 있지 않을까? 희망! ‘당신과 함께 있으면’ 우리 곁에 다가온 전염병도 경제적 어려움도 ‘스치는 바람도 생명이 되어’ 줄 것이라고 믿는다.

시인의 말처럼 어렵고 힘든 이 시대를 살아가면서 우리는 서로가 서로를 향해 용기를 주고 희망을 주어야 한다. 그렇지 않아도 경제적 어려움으로 힘들어하는 이웃에게 조그만 힘이라도 보태줄 수 있으면 좋겠다. 그것이 경제적 도움이든 정신적 도움이든 뭐든지. 절망을 딛고 일어설 수 있는 손을 내밀어 주어야 한다.

그리고 여기서 꼭 잊지 말아야 할 것은 바로 어린 세대들에 대한 각별한 배려이다. 우리의 아이들이 뛰고 놀아야 할 학교는 지금 문이 굳게 닫혀 있다. 아이들이 학교에 가지 못하고 온라인으로 수업을 들어야 하는 딱한 형편에 있다. 그들에 대한 사려 깊은 배려와 관심은 경제 사회적 어려움을 극복하려는 모든 노력과 견주어도 그 중요성에서 결코 뒤져서는 안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시인의 말처럼 스치는 바람도 생명이 될 날을 기다리며 희망을 갖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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