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민아트센터 ‘가려진 사회’전

 

[충청매일 김정애 기자] 우민아트센터 ‘2020 주제기획-가려진 사회’전이 박관우, 박제성, 이성복, 이은희, 조영각, 천근성 등 6명의 작가가 참여한 가운데 지난 15일 개막, 오는 6월 28일까지 전시된다.

 ‘가려진 사회’전은 디지털 기술의 도입으로 인한 변화와 영향들을 거스를 수 없는 ‘사회 압력’으로 바라보고 쉽게 가시화되지 않는 불평등과 소외 문제에 주목한 작품들이 전시된다.

작가들은 이번 전시를 통해 기술혁신으로 인한 변화들을 상수로 두고 고민하기에 앞서 기술 수용에 관한 숙고와 성찰 과정의 부재에 대해 반문한다.

제4차 산업 혁명은 누구를 위한 기술이고 재편인가? 데이터 자본주의로의 이행으로 일컬어지는 데이터 중심 사회로의 급진적 변화에 대해 일반 대중은 미래의 불안을 감지한다.

전시는 두 챕터로 구성된다. 하나는 자동화와 인공지능 기술로 인해 단순노동은 물론 창의적이거나 정신노동의 상당 부분까지 기계로 대체될 미래 노동 시장의 변화를 천근성, 이성복의 작업을 통해 살펴본다.

다른 하나는 새롭게 등장한 데이터 통치 권력들의 사회적 데이터 변조 전략과 알고리즘의 편향성을 드러내고 ‘알고크러시(algocracy)’사회 아래 예속된 인간의 삶(운명)과 테크노-타자와의 공생 문제에 대해 이은희, 조영각, 박제성, 박관우의 작업을 통해 조망하고자 한다.

천근성 작가가 지방 국도와 고속도로를 오가며 발견한 ‘로봇 신호수’를 발견하고 점차 자동화나 무인화로 대체되는 근미래의 직업 풍경을 예견한다. 작가는 지난 전시 ‘반복 노동 대행 서비스’에 이어 ‘CGS 홈쇼핑 방송’ 영상작업과 함께 ‘운동하는 마네킹’을 선보이며 자동화 기계의 대체로 인해 노동기회를 박탈당한 이들의 노동권과 생존권 문제를 조망한다.

이성복 작가는 ‘Magic Number 11±1’에서 인공지능이라 하더라도 대체하기 어렵다는 인간의 창조적 발상의 영역마저 정보처리와 생성의 매커니즘으로 환원될 수 있다고 간주하고 사이버네틱스의 관점에서 기존 예술 개념에 도전해 실용적이고 직접적인 쓰임을 부여하고자 실험한다. 자기-타자화를 통해 드러나는 인간 자의식의 발현조건을 탐구해온 박관우 작가는  챗봇(채팅로봇)이 만들어낸 대본을 연기하는 두 배우의 대화로 구성된 영상작업 ‘HUMAN CONVERSATION’시리즈를 선보인다.

조영각 작가는 ‘당신이 알아야 할 다른 것에 대해서’를 통해 데이터 기반의 신종 통치 권력이 대중 집단 정서에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 사회적 데이터에 대한 조정과 변조 전략의 방식을 노출한다.

이은희 작가는 데이터의 편향성이나 고정관념을 그대로 반영할 수밖에 없는 기술 오류의 실제 사례를 바탕으로 재구성한 영상작업 ‘contrast of yours’를 선보인다.

박제성 작가는 영상작업 ‘universe’를 통해 이처럼 의식적 이데올로기 자장을 넘어서서 인간의 욕망, 정동, 선호의 흐름 조절과 통제에도 데이터기반 통치권력의 영향력과 파급효과에 대한 위기의식을 투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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