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매일] 지난 15일 치러진 21대 총선은 우리 사회의 큰 변혁이 일어나고 있음을 확인시켜준 일대 사건이었다. 여권인 더불어민주당의 압승이자 야권인 미래통합당의 참패가 그것을 설명해주었다.

문제는 통합당이 참패원인을 아직까지 제대로 파악하고 있지 못하다는 점이다. 20대 국회가 다음 국회까지 한 달 여 남았다. 물론 당의 참패로 내부가 어수선해 국민이 눈에 들어오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그것은 당의 내부사정 이어야 한다. 현재 우리 사회는 코로나19로 그 어느 때보다 어려움을 겪고 있다. 코로나 재난지원금을 국민 100%에 줄 것인가, 70%만 줄 것인가를 빨리 결정해야 한다. 이것이 결정되면 국회는 긴급재난추경예산안을 신속하게 처리해 줘야 한다.

하지만 통합당은 선거 때 약속과 다른 주장을 펴고 있을 뿐 아니라, 재난지원금 문제 해결을 위한 원내대표 회담조차 내부사정을 이유로 미루고 있다. 낙선했다 해도 엄연히 임기가 있다. 남은 임기 동안 국민에 대해 책임은 다해야 한다. 20대에 마무리 져야할 일을 하지 않고 떠난다면 통합당은 다음 총선도 기약할 수 없다고 본다.

통합당은 왜 참패 했는지 처절하게 돌아봐야 한다. 오늘에 이르기까지 약 10년간 조짐이 보였다는 것을 인지해야 한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압도적인 표차로 당선 된 후 4대강 사업과 자원외교를 무리하게 추진하면서 일부 대기업에 특혜를 주는 등 개인적인 욕심이 앞선 바람에 퇴임 후 재판을 받아야 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이후 박근혜 전 대통령 역시 같은 상황에 놓였다. 

이처럼 통합당이 배출한 대통령들이 연속으로 국민을 크게 실망시켰으나 통합당은 반성은커녕 결코 달라지지 않았다. 오히려 20대 의원들은 국회를 식물국회로 만들었다. 태극기 부대들의 국회난입 등 지난 4년간 통합당 의원들이 국회에서 한 일들은 어처구니없었다.

촛불시민혁명으로 새로운 정부가 탄생했다. 촛불을 든 시민들은 통합당이 지난 4년간 국회에서 한 일들을 기억한다. 통합당 의원들의 행태가 국민에게 정치 혐오와 불신을 키웠다는 것도 알고 있다.

코로나19가 발생 한 후 통합당의 대처 역시 마찬가지였다. 정부가 하는 일이면 무조건 비판하고 사사건건 발목을 잡았다. 정부와 온 국민이 힘을 합쳐야 할 판에 비판을 위한 비판에만 혈안이 됐다. 오히려 국민을 혼란스럽고 불안하게 만드는데 일조하는 모양새였다. 

선거를 앞두고는 공영방송 등 언론이 주관하는 다양한 여론조사조차 믿지 않고 가짜라고 주장했다. 급기야 국민의 가장 큰 트라우마인 세월호 폄훼와 막말을 쏟아냈다. 세월호 사건은  박근혜 정부의 가장 큰 실책이자 아직도 원인규명이 안된 채 수많은 국민의 마음을 아프게 하고 있는 사건이다. 세월호는 단순한 과거가 아니라 현재도 그 아픔이 고스란히 남아있는 참사다. 많은 국민은 아직도 세월호라는 명칭만 떠올려도 눈물을 글썽일 정도다. 통합당은 우리사회가 금기시 하고 있는 단어를 생각 없이 선거에 이용했다. 일부 후보의 실책이라고 하기에는 공천부터 납득하기 어렵다. 세월호 막말은 통합당의 실체를 가장 적나라하게 보여준 일이다.

일일이 다 열거하기 어렵지만 통합당의 총선 참패는 예고된 참패다. 두 번 다시 겪고 싶지 않다면, 현재 시대, 현재 시민들이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 현상을 제대로 읽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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