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매일]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충북이 역점 추진중인 방사광가속기 유치와 관련, 8일 “방사광가속기를 전남에 유치하겠다”고 공언, 충북도를 비롯한 자치단체는 물론 도민의 분노를 사고 있다.

더욱이 이같은 이 대표의 발언은 KTX 세종역 유치 추진에 이어 충북은 안중에도 없다는 행태여서 민주당의 충북 홀대가 도를 넘어서고 있다는 비난이 거세다.

이 대표는 8일 광주에서 열린 민주당·더불어시민당 합동선거대책위원회에서 “차세대 원형 방사광가속기를 전남에 유치하겠다”고 말했다.

방사광가속기 구축사업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모두 1조원을 들여 2027년까지 추진하는 사업으로, 반도체를 비롯해 디스플레이, 철강, 의료, 바이오, 에너지, 소재산업 등 다양한 관련산업에서 신기술과 신시장 창출에 엄청난 파급효과가 예상돼 지역발전의 새로운 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는 사업이다.

이에 따라 현재 충북 오창을 포함해 인천 송도, 전남 나주, 강원 춘천, 경북 포항 등이 치열한 유치 경쟁을 벌이고 있으며, 오는 29일 유치계획서 접수를 거쳐 5월 중 최종 후보지를 선정할 계획이다.

이런 상황에서 집권여당인 민주당 대표가 특정지역에 방사광가속기 유치를 약속한 것은 정치적으로는 물론 정부의 행정 신뢰성에도 적잖은 파장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전남 나주가 최종 후보지로 확정될 경우 이미 집권여당의 입김에 의해 정부 차원에서 불공정한 평가를 했다는 비판을 자초, 다른 경쟁지역의 반발이 자명하기 때문이다.특히 최종 후보지 확정을 목전에 둔 시기에 이같은 이 대표의 발언은 이미 여당과 정부 차원에서 후보지를 내정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의 빌미마저 되고 있다.

이같은 이 대표의 발언 논란은 비단 이 번뿐만이 아니다.이 대표는 2016년 총선에서 KTX 세종역 설치를 공약으로 제시한 데 이어, 정부 차원에서 불가 입장을 분명히 했음에도 지난해 국정 감사 과정에서 민주당이 세종역 신설 추진을 다시 끄집어내 파장을 일으켰다.

지난해 11월 충북을 방문한 이 대표는 이 문제에 대한 언론의 해명 요구에 묵묵부답으로 일관, 사실상 세종역 신설에 동의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이에 앞서 충북에서 열린 민주당예산정책협의회에서도 “충북만 반대하지 다른 지역은 모두 찬성한다”며 사실상 세종역 신설 추진 의사를 밝힌 바 있다.세종역이 신설될 경우, 기능 분산에 따른 오송역의 이용 감소 등 피해가 불가피한 데다 오송역을 중심으로 한 역세권 개발 등 충북지역 발전에도 막대한 피해가 우려된다는 점에서 충북의 거센 반발을 야기하고 있다.

이처럼 집권당 대표가 불필요하고 소모적인 논쟁을 지속적으로 일으키는 것은 지역갈등 조장과 충북지역 홀대라는 비난만 야기할 뿐이다. 거듭되고 있는 이 대표의 망언은 민주당 내부적으로 충북은 안중에도 없다는 속내를 나타낸 것이 아니겠냐는 지적마저 나오는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이 대표와 민주당은 이번 광주 발언에 대해 명확히 해명하고 더 이상 충북을 무시하는 언행을 자제할 것을 촉구한다.

정부도 집권 여당의 정치적 논리를 철저히 배제, 가장 공정하고 투명한 평가를 통해 방사광가속기 구축사업을 진행하길 요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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