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슬기 청주시청원구선관위 주무관

 

[충청매일] ‘코로나19로 인해 잠시 영업을 중단합니다.’

출퇴근길 위원회 주변의 가게에 붙은 문구들을 마주할 때마다 마음이 쿵 내려앉곤 했다. 그리 춥지 않았던 겨울을 무탈히 넘기고 따스한 봄날만을 기다리고 있었거늘 코로나19 위력으로 순식간에 모든 것이 얼어붙었다. 평화롭던 일상은 물론이거니와 여행, 공연, 예술, 스포츠 등을 비롯해 수많은 자영업자들까지 각계각층이 중대한 타격을 입고 있다.

물론 이번 국회의원선거도 예외는 아니다. 3월 26일, 27일 후보자 등록을 시작으로 선거운동에 총력을 기울일 시점에 유권자들을 찾아 나서야 할 후보자들의 발이 꽁꽁 묶여버렸다. ‘선거 운동’의 활력 대신 ‘사회적 거리두기 운동’의 고요함이 자리 잡았다.

그러나 국가적인 위기 상황에서도 선거를 위한 준비는 그 어느 때보다 신중하게, 묵묵히 진행되고 있다. 명함을 전하고 악수를 나누던 후보자들은 어깨띠 대신 방역장비를 둘러멨고, 유튜브 채널 개설과 SNS를 통한 온라인 홍보에 주력하는 등 새로운 선거 풍경이 펼쳐졌다.

그러면 코로나19로 대면홍보가 힘든 요즘 후보자들은 어떤 방법으로 자신을 어필해야 할까? 바로 한껏 움츠러든 유권자들의 마음을 움직일 정책과 공약이다. 매니페스토 정책선거는 공약의 실현가능성을 비교해 투표하고, 당선 후에도 공약을 지켜나가도록 감시하고 평가해 다음 선거에도 반영한다는 선순환의 의미를 담고 있다. 후보자들은 지역 사회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는 실현가능한 정책을 개발해 발표하고, 유권자들은 선거공보와 후보자 토론회를 비롯해 ‘정책·공약 알리미 사이트(http://policy.go. kr)’에서 그들의 정책과 공약을 꼼꼼히 확인한 후 귀중한 한 표를 행사해야 한다.

투표참여는 소중한 권리이자 신성한 의무이다. 그러나 코로나19 확산 국면에서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투표소에 간다는 것에 일말의 두려움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선거관리위원회는 코로나19의 맹위 속에서도 유권자들이 투표소에서 소중한 한 표를 안전하게 행사할 수 있도록 전 (사전)투표소 방역 실시, 투표사무관계자 전원 마스크 및 위생장갑 착용, 선거인 발열체크 및 손 소독 후 일회용 비닐장갑 착용, 발열 또는 호흡기 증상자 임시기표소 투표, 다른 선거인과 1m 이상 거리 두기 등 투표관리 특별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국민의 안전이다. 국민의 안전과 유권자의 참정권 보장 두 가지의 과제가 놓인 지금,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기 위해 선거관리위원회는 쉼 없이 달리는 중이다.

우리 선조들은 일제강점기 속에서도 독립을 이뤄냈고, IMF의 위기 속에서도 국가를 위해 옷장 속의 금괴를 아낌없이 내놓았다. 세계적으로 번진 이 코로나19의 상황에서도 가장 투명하게, 발 빠른 대응을 하고 있는 대한민국에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고난과 역경 속에서도 빛을 발하는 우리 민족의 우수함을 또 한 번 보여줄 시점이 온 것이다.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어려운 현실에 직면했지만, 모든 국민들이 힘을 모아 투표를 통해 희망의 싹을 틔우고 선거의 꽃을 활짝 피운다면 달콤한 민주주의의 열매가 맺히리라 기대해본다.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충청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