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매일] 2020 도쿄올림픽이 코로나19 여파로 결국 1년 뒤로 연기됐다. 올림픽 연기 사태는 124년 근대올림픽 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대회 개막을 122일 앞둔 지난 24일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은 전화 통화를 하고 올림픽 ‘1년 연기’에 전격 합의했다.

사상 최초로 올림픽이 1년 연기되면서 IOC는 이전에 경험하지 못한 난제에 직면했다.

2013년 9월 7일 아르헨티나에서 열린 제125차 IOC 총회에서 2020년 하계 올림픽의 개최지가 도쿄로 결정됐다. 이로써 일본은 1964년 도쿄 올림픽이 열린 지 56년 만에 두 번째로 하계 올림픽을 유치하는 국가가 됐으며, 동시에 도쿄는 아시아에서 처음으로 하계 올림픽을 2회 유치한 도시가 됐다. 바흐 위원장은 개막 시점 결정 과정과 대회 일정 조율을 퍼즐 맞추기에 비유하며 “거대하고 어려운 퍼즐 맞추기에서 너무 많은 조각이 있다”면서 “올림픽은 지상에서 가장 복잡한 이벤트로, 아베 총리와의 전화 통화만으로 모든 걸 하나로 모을 순 없다”고 밝혔다.

앞서 일본 정부는 코로나에서 일본이 안전하다며 올림픽 강행을 외쳐왔다. 처음 올림픽 연기론이 나오자 아베 신조 일본 총리, 스가 요시히데 관방상, 고이케 도지사 등 핵심 인사들이 한 목소리로 일본은 코로나 청정 구역이기 때문에 정상 개최가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심지어 일본은 ‘청정 구역’ 명성을 유지하기 위해 크루즈선‘다이아몬드 프린세스’에서 나온 코로나 환자를 자국내 확진자에 포함시키지 않거나 고의적으로 검사수를 줄이기도 했다.

그러나 올림픽 연기를 하고나선 연이은 확진자 폭증에서 이미 일본 수도권에서는 코로나 감염을 막을 수 없는 상태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아베 정부는 코로나를 막기 위해 비상 사태 선언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도쿄도의 외출 자제 당부 이후 일본 시민들인 생필품 사재기에 나서며 혼란이 이어지기도 했다. 오비이락이란 말처럼 올림픽 연기와 동시에 본격적인 코로나 공포에 돌입한 것이다.

올림픽만 우선시해 눈앞에 있던 코로나를 방치해서 사태를 키운 아베 정부와 고이케 도지사를 향한 비난도 커지고 있다.

하토야마 유키오 전 일본 총리는 자신의 SNS를 통해 고이케 지사에 대해 “올림픽 실현을 위해 감염자를 줄이기 위해 제대로 대응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문제는 일본이 자국의 이익을 위해 올림픽 강행하면서 결국 부메랑이 돼 자국민들로부터 지탄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일본은 연기가 결정되기 직전 성화 봉송을 강행했다. 미야기현 센다이에서는 코로나의 집단 감염 위험에도 5만2천여 명의 관중이 집결하는 소동이 있었다.

이에 대해 일본의 한 통신은 “올림픽 개최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상황서 성화 봉송을 정상적으로 실시하려고 한 감각도 어딘가 어긋나 있었다”면서 “개최가 연기된 시점에서 대회는 원점부터 준비해야 한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하루 앞도 못 보는 세계 스포츠계의 수장’ 바흐와 자국민의 이익을 위해 눈앞의 이익을 위해 전 세계 스포츠인들을 불안케 만든 아베총리.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코로나19에 대해 이상한 핑계와 변명을 통해 마치 일본은 안전국가인듯 포장을 했던 그의 가면이 언제쯤 벗겨지게 될지 관심거리가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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