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으로 가는 길]그래도 생명의 물은 흐른다
[초록으로 가는 길]그래도 생명의 물은 흐른다
  • 충청매일
  • 승인 2020.03.25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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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우
(사)풀꿈환경재단 상임이사

[충청매일] 코로나19 사태가 모든 것을 삼켜 버리고 있다. 3월 25일 기준, 확진자수는 42만2천명, 사망자수는 1만8천명을 넘겼다. 감염은 총 197개국에서 발생했고 확산의 중심은 유럽과 미국으로 옮겨졌다. 도쿄올림픽도 연기될 예정이다. 지난달 까지만 해도 2순위로 부상했던 우리나라는 확진자수 9천여명, 최근 증가세가 잦아들어 9순위로 내려갔다. 방역대응의 롤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세계적 확산이 급증하고 있는 추세라 결코 낙관할 수 없는 상황이다.

코로나19 국면 속에서 ‘세계 물의 날’도 소리없이 흘러갔다. 3월 22일은 물의 소중함을 알리기 위해 유엔이 지정한 환경기념일이다. 1993년 이래 세계 곳곳에서 물 부족과 수질 오염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다양한 기념행사를 전개해 왔다. 해마다 각종 세미나, 포럼, 캠페인, 공모전, 체험전 등 떠들썩한 이벤트가 펼쳐졌다. 지난해 청주 문암생태공원에서는 금강유역환경청과 (사)풀꿈환경재단의 공동 주최로 39개 기관단체가 참여하는 ‘미호천보전네트워크 실천협약식’을 개최하였다. 비록 2020년 물의 날은 그냥 지나갔지만, 물의 소중함은 짚어보고자 한다. 물은 여전히 우리 몸과 생명을 지탱해 주고 있고, 지금 이 시간에도 순환하며 본연의 기능을 다하고 있기 때문이다.

물은 산소와 수소로 이뤄진 화합물이고 색과 맛과 냄새가 없다. 지구 표면의 3/4을 덮고 있다. 강물, 지하수, 바닷물의 형태로 존재해 수증기나 얼음 상태로 변하기도 한다. 지표면의 물이 증발해 대기 중 수증기가 되고, 수증기가 응축돼 구름이 되며, 비와 눈이 돼 지표면으로 내린다. 이렇게 순환하며 기후를 형성하고 지형을 변화시킨다.

물은 생명을 잉태하고 생물체를 구성한다. 인체의 75%, 동식물의 60~90%, 미생물의 95%를 차지한다. 물줄기는 생명의 요람이자 문명의 젖줄이다. 사람이 생활하는데 7.5~15ℓ의 물이 필요하다. 농경과 산업활동을 위해서도 용수는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생명체가 어우러져 살아가는 삶의 터전이 물, 하천, 유역인 것이다. 수주합이원각이(水主合而原角李), 물은 저마다 다른 곳에서 시작해 서로 합쳐지는 것이라는 뜻이다. 물방울이 모여 도랑이 되고 도랑이 모여 하천이 된다. 물은 스스로 모이지만 모으는 역할도 한다. 특히 사람을 모은다. 작은 내를 중심으로 마을이 형성되고 큰 강을 중심으로 도시가 형성된다. 하나의 유역은 동일 생활권을 형성한다. 그래서 우리는 생명의 물이라 부른다. 도시화와 인구증가, 기후변화로 인한 가뭄과 폭염 등의 문제로 물 오염, 물 부족, 물을 둘러싼 분쟁은 심각하다.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다. 물의 소중함을 되짚어 본 이유다.

필자는 새해 다짐을 ‘물 흐르는 대로’로 정하였다. 물은 ‘뚫고’ 흐르지는 않기 때문이다. 막히게 되면 돌아가거나 차고 넘치길 기다렸다 넘어간다. 중요한 것은 ‘뚫는’ 것이 아니라 ‘흐르는’ 것이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손실과 차질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생명과 건강을 지키는 것이 우선이니 협심해 잘 감수해 왔다고 본다. 이제부터는 손실과 차질을 최소화하거나 대체할 수 있는 방안을 찾는 슬기가 필요하다. 4월 22일은 지구의 날이다. 지구의 소중함을 알려내고자 애써 계획한 사업들을 중단하거나 변경해야 한다. ‘사회적 합의에 따른 물리적 거리두기’에 동참해야 하니 당연한 일이다. 물 흐르듯 변화된 여건에 맞는 방안을 찾아야겠다. 지구를 생각하는 마음과 행동을 더 열심히 전달하고 더 절실히 다지면 되는 것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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