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매일] 검찰개혁의 절실함은 수많은 고소고발 사건들이 입증해주고 있다. 고소고발 사건에서 검찰이나 법원 쪽에 연고가 없는 사람들은 법대로 처벌을 받고 연고가 있는 사람들은 교묘하게 법망을 피해가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고소고발을 담당하는 검찰 등 법조계에도 ‘부익부(富益富) 빈익빈(貧益貧)’ 현상이 다반사라는 것이다.

최근 윤석열 검찰총장 장모 최씨는 부동산 관련 사업을 하며 은행 잔고증명서 위조 의혹 등 수년에 걸쳐 몇 가지 사건에 연루돼 고소고발에 진정서가 이어지는 등 여러 의혹의 당사자다. 의혹이 끊임없이 제기됐음에도 불구하고 수사를 하지 않던 검찰이 결국 공소시효를 며칠 남겨둔 채 잔고증명서 위조 의혹 수사에 나섰다. 윤 총장은 관련 수사 상황을 일체 보고하지 말라고 지시했다지만 얼마나 지켜질지는 의문이다.

불과 얼마 전까지 전 국민을 혼란스럽게 만들었던 조국일가 수사와도 비교되는 부분이 많아 윤 총장의 행보가 더욱 관심을 끈다.

윤 총장의 장모 최모씨는 동업자와 함께 지난 2013년 경기 성남시 도촌동 땅을 매입하는 과정에서 자금을 모으는데 350억원대 위조 통장 잔고증명서를 제출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지난해 9월 말 법무부에 진정서가 제출됐고, 대검찰청을 통해 같은 해 10월 의정부지검에 이첩됐다. 하지만 검찰은 수사를 미루다 최근 사건 관련자 등을 소환해 조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MBC 스트레이트는 지난 9일과 16일 ‘장모님과 검사 사위’ 등 제목으로 이 같은 윤 총장 장모 관련 의혹을 방송했다. 방송에서는 윤 총장의 장모 최씨가 은행 예금 잔고증명서를 위조해 자금을 마련했고, 이 돈으로 땅을 매입한 후 되팔아 큰 차익을 남겼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또 최씨가 검찰 수사망을 빠져나간 것이 석연치 않다고 주장하며, 가짜 잔고증명서가 2013년 발행돼 사문서위조 혐의 공소시효가 임박했다는 취지로 보도했다.

윤 총장은 지난해 7월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국회에 제출한 의견서에서 장모 관련 의혹에 대해 “나와 무관한 사건”이라며 “사건 관련 내용을 알지 못하고 수사나 재판 과정에 관여한 사실도 전혀 없다”고 밝힌바 있다. 하지만 MBC 스트레이트 팀의 주장은 다르다. 윤 총장의 부인 김건희씨가 개입됐다고 보고 있으며 윤 총장이 사문서위조관련 재판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짐작하고 있다. 특히 이 재판의 담당 판사가 나경원 의원의 남편으로 알려져 의혹은 더 커진 상태다. 스트레이트 팀은 최씨의 재판이 충분한 이유 없이 계속 미뤄졌다는 점을 의아하게 본 셈이다.

윤 총장의 부인 김 씨 역시 어머니와 관련된 이른바 ‘정대택 사건’을 비롯해 ‘잔고 증명서 위조 사건’ 등에 개입했다는 의혹이 불거지고 있다. 이들 사건은 피해자들이 증언하고 있는데다 억울함을 호소하며 진정서를 내기도 했다. 정대택씨는 2004년부터 최근까지 무려 16년 동안 억울함을 풀기 위해 송사를 벌이고 있다. 정씨는 윤 총장 장모 최씨와 그 측근을 고소한 사건이 번번이 불기소 처분 났고, 거꾸로 정씨 본인은 5차례나 기소를 당했다고 주장했다. 재판에서 번번이 패소했고 그 결과 두 차례나 실형을 살아야 했다. 어느 쪽이 억울한지 알 수 없는 일이다. 늦었지만 이제라도 검찰은 윤 총장 장모 사건을 철저하게 수사해 명명백백하게 가려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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