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세영 청주시립도서관 사서]히말라야 산보며 엄마가 말한다

고산병 걸리겠네

고등학교 1학년 누나가 맞장구친다

고삼병 그거 무섭다는데

스마트폰에 빠진 형이 말한다

-데이터 없어서 짜증나

그 소리 듣고 엄마가 씩씩거린다

나쁜 놈, 데이트 없는 게 내 탓이야? ‘서로 딴소리’.

서로 딴소리를 하는 가족 간 대화에 웃음이 난다.

하지만 서로 소통이 되지 않는 가족의 상황이 여러 가지 이유로 소통의 부재를 겪고 있는 우리 사회를 그대로 보여주는 것 같아 씁쓸하기도 하다.

청주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이묘신 작가가 현대 문명에 대해 비판적인 시각을 가지고 어린이의 눈으로 바라본 생명존중과 동심회복의 메시지를 담은 세 번째 동시집 ‘안이 궁금했을까 밖이 궁금했을까’.

우리 삶의 다양한 이야기를 자세히 관찰하고 그냥 지나칠 수 있는 작은 부분도 찾아내 새로운 시각으로 표현하는 동화작가이자 동시작가인 저자는 이번 세 번째 동시집에서 우리가 의지하고 살아가는 존재인 인간, 자연, 사물 등을 존재 그 차제로 보지 않고 각자의 편의대로 왜곡시켜 바라보고 생각하는 것을 따뜻한 동시인의 동심으로 풀어내고 담아내고 있다.

그리고 그로서 동시를 읽고 우리의 일상을 돌아봄으로 어른들의 논리가 아닌 아이의 눈으로 입장을 바꿔 생각하고, 서로 소통하고 공유하는 삶을 위한 마음을 선사한다.

‘얘들아, 손님왔다’, ‘서로 딴소리’, ‘미안해 거미야’, ‘북극곰의 겨울나기’의 총 4부로 구성된 동시집은 시인이 불러온 자연으로 환경문제와 동물, 식물들과의 공존에 대해 생각하게 하고, 다양한 삶의 이야기를 아이의 시선으로 담아내 우리의 삶에 대해 더 많은 것들을 새롭게 발견하게 한다.

복잡한 관계로 얽힌 현재의 삶을 살아가고 있는 우리는 다른 사람을 배려하고 존중해야 하는 인간과 인간의 관계에 특히 어려움을 느낀다. 서로 입장을 바꿔보면 이해하지 못할 것이 없다지만, 타인의 입장을 헤아리고 바꿔 생각한다는 것은 쉽지 않다.

‘안이 궁금했을까 밖이 궁금했을까’는 어쩌면 아이들을 위한 동시라기보다 누구든 읽고 서로의 입장을 생각하고, 배려와 소통에 대해 고민하게 하면서 한편으로는 따뜻한 위로를 건네는 책인 듯하다.

어른의 눈으로 보면 특별할 것 없이 지나갈 수 있는 일상이지만 이 책을 통해 아이의 눈으로 새롭게 달라 보이는 세상을 만나 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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