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통대학교
행정학부 명예교수

[충청매일] 코로나19가 세계적으로 대유행이 되어 전염병 경보단계 최고경고등급인 6등급이 되어 모든 사람에게 위기감을 주고 있다. 위기는 그 특징적으로 시간적인 긴급성, 대응방법의 불확실성, 해결의 중요성, 발생빈도의 희귀성 등을 들고 있다. 위기는 그 발생 빈도가 높지 않다. 코로나19와 같은 전염병의 경우 그 주기가 5~6년 정도로 나타났다. 위기는 그것을 극복하지 못하게 되면 인간의 생명과 재산에 절대적인 영향을 준다. 위기는 그 발생이 급속하게 일어나고 그 대응에서도 신속한 대응을 요구한다. 무엇보다 위기는 해결방법이 명확하지 않은 특징을 가진다. 해결방법이 명확하면 위기상황이 발생한다고 하여도 위기가 되지 않는다. 코로나19는 이 모든 특성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위기에 대응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위기의 증후를 사전에 파악하여 미리 대비하는 것이다. 우리는 위기를 정확하게 예측할 수는 없지만, 위기를 상상할 수는 있다. 위기관리에 가장 바람직한 것은 가능성이 있는 위기를 생각하여 준비하는 것이다. 우리는 사스와 메르스를 겪으면서 이에 대한 대응 시나리오를 가지고 있다고 하나 코로나19와 같은 판데믹 현상에 대한 대응 시나리오는 없다. 이 대응 시나리오가 없었던 것이 위기를 키우고 있다.

위기관리에서 위기가 발생하였을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위기의 본질을 정확하게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 코로나19는 바이러스의 위협이다. 이에 그 대응방법도 의학적 지식과 지혜가 중심이 되어야 한다. 그러나 우리의 초기 대응은 의학적 대응보다는 정치경제적 요인과 탁상에서 이루어지는 관료적 방법으로 대응을 일관하였다. 그 대표적인 것이 검진 기준이나 입원 기준 등이 그러하였고, 발생지인 중국과의 관계와 현재 외교관계로 변질한 일본과의 관계가 그러하다. 전문가인 의사협회의 권고안은 인터넷에서만 메아리쳤을 뿐이다.

정부의 위기관리가 제대로 기능을 하기 위해서는 올바른 위기문화가 형성되어야 한다. 위기문화란 위기에 대한 사람들의 가치, 가정, 규범, 행태 등을 총괄하는 의미이다. 질병관리본부는 코로나19 예방법을 각종 매체를 통하여 전 국민에게 알렸다. 그리고 거의 모든 국민이 그 내용을 인식하고 있다.

그러나 정부가 권고하는 사회적 거리 두기는 종교라는 이름으로 무시 되고, 자가격리라는 자율규제로 코로나19 확진자가 집 밖을 활보하고, 아직도 신천지 교인 중에 검진을 기피하는 사람도 있다고 한다. 무엇보다 코로나19 사태를 새로운 희생양을 만들어 책임을 전가하여서는 안 된다. 세계사와 정치사의 흐름을 보면 이 전염병이 정치가나 군대보다 더 큰 영향력을 발휘하곤 하였다. 그 본질을 뚫는 정치가들이 이를 정치적으로 활용하고자 하는 모습도 스멀거리는 것을 보면 우리의 위기문화는 새롭게 태어나야 할 것이다.

위기시대에 위기를 극복하는 문화는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신념과 상호 신뢰의 문화이고, 잘못으로부터 학습하는 문화가 뒷받침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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