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매일] 하루 걸러 앞자리 숫자가 바뀌는 코로나19 확진자 증가세가 대한민국을 공포로 몰아넣고 있다. 신학기를 맞아 학생들의 웃음소리가 들릴 학교는 고요함에 뒤덮여 있고 시장마다 북적거려야할 사람들의 소리는 침묵 그자체로 적막하기만 하다.

예로부터 역병은 국민들을 불안에 떨게 했다. 16세기 스페인의 피사로군이 아메리카 대륙에 상륙해 그 화려했던 중미의 잉카 문명을 다 쓸어버리고 700만의 원주민이 멸종되다시피 하는 사건이 일어난다. 그러나 한 대륙을 지배하던 인종 자체의 멸종 그런 끔찍한 재앙의 원인은 스페인 군이 아니라 천연두라는 이름의 바이러스였다.

한국에서는 신고와 확진 과정이 엄청나게 빠르게 이루어진다.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르다. 방역과 격리, 역학 조사 등 대처도 번갯불 속도나 다름없다. 그러나 태국에선 의심자가 검사를 받을 경우 약 1만바트(40만원)의 검진비가 발생하는데 태국 대졸 초임 월 급여가 1만5천 바트인 것을 생각하면 코로나19에 걸려도 돈 없어 죽음을 기다려야 할 처지이다. 이뿐 아니라 미얀마, 라우스, 캄보디아 출신 불법 노동자 등은 아예 검사 영역 밖에 있다.

미국조차 검사를 받으려면 한화로 100만원이 넘는 개인 비용을 내야 한다. 게다가 미국의 경우 나라가 너무 넓어서 이동하는 것조차 힘들다. 집계도 한국처럼 빨리 나오질 않는다. 이러니 누가 검사를 받으러 가겠는가? 그냥 혼자 아프고 말지. 그런 생각일 것이다. 그런데 뜻밖에, 그런 한국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 입에서 심심쟎게 터져 나오는 말은 “나라가 지켜주지 못해 아쉽다”는 말이다. 누가 병에 걸렸는지 정부가 손 댈 생각조차 못하고 있는 미얀마, 캄보디아, 라오스. 그 많은 섬들에 확진 검사 장비조차 제대로 갖춰져 있을 턱이 없는 필리핀. 크루즈선에서 내린 사람들 그냥 대중교통에 태워 집에 보낸 일본, 검사 받으려면 월급의 대부분을 내야 되는 태국, 100만원이 넘게 개인 돈 써야만 하는 미국(그마저도 빨리 되지도 않고) 이들 나라에 비하면 대한민국은 전화 한 통이면 방역이 되고 당장 무료로 검사를 받을 수 있다.

그런데 일부 한국인들이 지금 외치고 있다. 일부 언론에서는 ‘폭동 직전’이라는 표현까지 쓴다. “나라가 왜 국민을 지켜주지 못하고 있느냐? 이게 나라냐?” 라고.

무엇보다 수많은 SNS를 통해 양산되는 코로나19 관련 소식은 대부분 가짜뉴스에 불과한 상황이다. 사실 팩트도 아니고 나오는 소식에 국민들은 불안에 떨고 이를 퍼서 나르는 일부 유포자들은 언론의 자유를 핑계삼아 불안감을 가중시키고 있다. 과연 이들이 대한민국이 허용하는 자유를 누릴 자격이 과연 있는 것인지. 절망스럽다.

코로나19는 사실 독감이랑 비슷한 바이러스라는 의학관계자들의 말이다. 설령 확진자의 숫자가 5천명이 넘는다 해도, 대한민국의 방역수준과 예방은 최고 수준이라는 게 대부분 의사들과 보건소 관계자들의 평이다. 그리고 우리는 세계가 인정하는 저력있는 국민이다.

특히 대구, 경북의 경우를 보면 더 더욱 한국 국민의 저력을 느낀다. 코로나19는 신종플루보다 전파 속도가 빠르다. 그만큼 ‘코로나 국난(國難)’은 장기전이 예상된다. 하지만 과거에도 그랬듯이 위기 때마다 국민의 단합된 힘과 지혜로 능히 극복할 수 있다. 늘 그랬듯이 우리는 어떠한 역경과 고난 속에서도 오천년의 지혜와 슬기로 잘 극복했다. 이 또한 그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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