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매일] 일본 요코하마 항에 정박 중인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에 탑승하고 있는 승객들에 대한 일본정부의 대처가 심각한 수준이다. 매일 확진 환자가 수백 명씩 늘고 있는 중이다. 결국 크루즈선에 탑승한 한국인들을 위해 우리 정부가 대통령 전용기를 투입해 귀국을 희망하는 5명을 19일 데려오기로 했다.

이들은 검역 전 양성으로 판명될 경우 국내로 이송하지 않고 일본 현지 의료기관에서 격리 치료를 받게 된다. 증상이 나타나 코로나19가 의심될 때도 일본에서 의료적 절차를 밟게 된다. 이송된 사람들은 국립인천공항 검역소 내에 마련된 시설에서 머물게 된다.

이처럼 우리 정부는 코로나19 상황에 그 어느 국가보다 잘 대처하고 있다. 환자 수 증가추세도 감소하고 있다. 하지만 마음을 놓기에는 아직 이르다. 학교 개학 등 여러 가지 변수도 남아 있다. 문제는 코로나 19에 대한 지나친 조심으로 국내경기가 어렵다는 점이다. 영화관이나 공연장, 쇼핑센터, 요식업소 등 다중시설을 이용해야 하는 서비스 업종의 타격이 크다.

문재인 대통령은 18일 코로나19 사태로 촉발, 소비와 내수가 꽁꽁 얼어붙고 있는 현 상황을 ‘비상경제시국’으로 규정했다. 정부 출범 이후 경제 상황에 대해 비상사태로 정의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문 대통령은 범부처에 정책 역량을 총동원한 특단의 대책을 주문했다.

정부는 방역에 최선을 다하면서도 코로나19가 주는 경제적 타격에 그야말로 비상경제시국이라는 상황인식을 가지고 엄중하게 대처해야 한다. 코로나19가 장기화될 수 있는 관측 속에서 비상 대응 체제를 가동하지 않으면 경기가 더 어려워질 수 있다.

실제 올해 초까지만 해도 우리 경제 상황에 대해 개선 흐름이 뚜렷해지고 있다는 평가가 적지 않았지만, 뜻밖의 변수에 직면하면서 경기 침체가 우려되고 있는 상황이다.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가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우리나라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0.2%포인트 하향 조정한 것도 현 상황이 간단치 않음을 보여준다. 무디스는 중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0.6%포인트 낮춰 잡았다.

우리와 교역량이 많은 중국의 경제 상황이 나빠지면 우리 경제가 큰 타격을 받는다. 지금 당장 중국과 연계돼 있는 우리 기업의 공급망과 생산활동이 더 이상 차질을 빚지 않도록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기업은 물론 자영업자들의 주 업종인 서비스업의 타격으로 소비와 내수가 크게 위축되고 있다. 시름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 정부의 비상경제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어떤 제한도 두지 말고 예상을 뛰어넘는 정책적 상상력이 나와 줘야 한다. 대기업,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자영업자 등 경제 각 단위를 겨냥한 과감한 지원 대책도 필요하다.

정부는 어려움을 겪고 있는 기업들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강력한 지원책을 마련해야 한다.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에 대한 특별금융 지원과 세 부담 완화를 위한 과감한 조치들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건물주들의 자발적인 상가 임대료 인하 운동에 정부도 화답해 소상공인들의 임대료 걱정을 덜어줄 수 있는 조치를 신속하게 강구하기 바란다. 문 대통령이 ‘비상경제시국’으로 선포한 만큼 국가적인 총동원령으로 인식하고 정부와 국회, 자치단체 등의 적극적인 참여와 협력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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