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지난달 청주시가 주최하고 청주직지축제추진위원회가 주관한 ‘2005직지사랑 어울마당’은 청주직지축제, 청주사랑어울마당, 청주시민체육대회 등을 한데 묶어 시민화합형 축제를 표방한 행사였다. 

그러나 시민화합형 행사였고, 직지의 세계화와 한국을 대표하는 문화축제로 자리매김하겠다는 주최측의 행사 취지에 부합된 행사였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우선 이번 행사는 3개 행사를 합쳐 4억5천만원이나 들인 행사다. 그러나  한마디로 내용이 산만하고 주제성이 모호한 행사였다.

근본적으로 직지축제를 표방하며 청주시민체육대회와 어울마당을 한데 묶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았으며 직지축제가 어설픈 기획과 집행으로 소귀의 성과를 얻지 못했다면 이는 예산 낭비임이 자명하다. 

둘째, 행사를 주관한 청주직지축제추진위원회의 역할과 책임에 대한 논의가 절실하다.

행사를 주관한 청주직지축제추진위원회는 올 3월21일에 청주직지축제 2차 추진위원회를 열었고 3월 29일에 세부실행계획 및 일정을 확정했다. 불과 행사 시작 18일 전에 세부실행 계획 및 일정을 확정했다는 것은 그야말로 부실공사를 자초한 셈이다.

추진위원들의 면면은 작년과 같지만 직지축제가 더 발전되지 못한 것은 추진위원들이 실질적인 권한이 없이 이름뿐이거나 제 할 일을 못한 때문이 아닐까. 이번 직지축제를 보면서 직지추진위원회는 실제 전문가들로 구성돼야만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셋째, ‘2005 직지사랑 어울마당’의 행사내용에 대한 적절성의 판단이 아쉽다.

‘2005 직지사랑 어울마당’의 행사내용을 보면 관악제, 어린이합창제, 평생학습동아리경연대회 등 대부분의 행사들은 직지와 연관지을 수 없는 행사들이었다.

청주시민만을 대상으로 여는 축제는 직지의 세계화와 우리나라 대표 축제로 발돋움한다는 취지와 거리가 멀어도 한참 멀다. 타지 사람들이 그 지역사람들의 의례적인 체육대회를 보러 매년 청주를 찾겠는지 생각해보면 답은 쉽게 나온다.

이러한 문제는 시와 추진위원회가 시민들로부터 다양한 의견을 듣지 않기에 매년 그렇고 그런 식상한 내용의 행사들이 이어지는 것이며 아직도 주어진 예산 사용에만 익숙한 집행도 시정돼야 할 것으로 본다.

넷째, 직지의 내실화에 박차를 기해야 한다. 9월4일 직지의 날에 상금이 3천500만원이나 되는 1회 직지상이 시상되고, 직지의 세계화를 위한 학술적 프로그램이 개최된다고 하니 기대 반 걱정 반이다.

다섯째, ‘청주사랑어울마당’ 행사는 청주시민의 날 행사로 복원되는 것이 타당하다.
괜스레 직지를 들먹여 어정쩡하게 행사를 계획하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

여섯째, 1억여 원이나 들여 만든 직지BI의 활용을 제대로 못하고 있다.
청주시도 직지를 브랜드로 BI(Brand Identity)작업을 추진하였음은 매우 고무적이다.

그러나 많은 돈을 들인 직지BI작업이 실제 직지축제에는 제대로 활용되지 못해 아쉽기만 하다.
‘직지’ 관계자들은 예산 타령보다는 사전에 행사준비를 철저히 해 행사내용과 질적인 면에서 신뢰를 얻는 게 급선무일 게다.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충청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