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매일] 중국 우한지역에서 발생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와 관련해 긴급 송환됐던 대한민국 교민 700여명 중 진천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에 임시보호 중이었던 173명이 보름간의 보호기간을 마치고 오는 16일 퇴소한다.

앞서 지난달 말 우한격리보호 대상 시설이 결정되는 과정에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으나 진천과 아산 주민들이 결국 정부의 대상지 결정방침을 수용하며 갈등은 일단락된 바 있다.

해당지역 주민들은 지역과 사전 조율과 협의가 없었던 점, 임시보호 시설이 주거밀집 지역에 위치한 점을 들어 주민수용을 반대했으나, 결국 보호대상 교민들도 보호해야 할 대한민국 국민이라는 공감대 속에 수용반대 현수막을 스스로 철거하고 오히려 환영 현수막을 내거는 등 포용적 모습을 보여줬다.

이후 보호기간 동안 지역사회를 중심으로 각계각층에서 교민들과 해당 지자체를 위해 후원품 및 후원금 지원이 쇄도 했으며, 수용 반대의사를 보이던 주민들도 자원봉사를 자처하며 마스크 배부, 방역초소 운영 등에 적극 나서왔다.

교민 입소 초기 전국적인 매점매석 현상 등으로 인한 품귀현상으로 인해 진천군의 마스크 확보량이 충분치 않아 다소 어려움을 겪긴 했지만 해당지역 주민들은 큰 동요 없이 지자체의 물품지원을 차분히 기다리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또 우한교민 입소 이후 충북혁신도시를 중심으로 지역상권이 상당히 침체돼 자영업자들이 많은 경제적 어려움을 겪었고 유치원, 어린이집 등의 보육시설의 출석률이 급감할 만큼 많은 영역에서 주민들의 불편도 가중됐다.

하지만 해당 지자체가 주민 불안과 불편을 빠르게 해소하기 위한 각종 대책을 조속히 내놓고 주민들도 적극적으로 협조하는 모습을 보이며 지역사회도 빠르게 안정을 되찾았다.

진천, 아산에 이어 경기 이천에 있는 합동군사대학교 국방어학원에 3차 송환 대상 교민들의 임시보호 거처가 마련됐다.   

마찬가지로 이천 지역 주민들도 교민들을 환영하는 플래카드를 내걸며, 정부 방침을 차분히 수용하는 높은 시민의식을 보여주기도 했다.

우한교민들을 지원해온 송기섭 진천군수는 3차 송환 교민들을 대승적으로 품어준 이천시민들에 감사를 표하며 페이스북 응원릴레이에 나섰다. 또 지난 보름간 추진했던 교민지원, 방역, 물품수급, 지역경제 침체완화 등 상황대응 전반의 경험과 노하우를 제공하며 적극 협력하겠다는 뜻을 밝혀 화제가 되기도 했다.

1995년 지방자치단체장 선거가 처음으로 치러진 이래 올해는 지방자치 25년을 맞는 해이다. 길지 않은 대한민국 지방자치 역사에서 지속적으로 대두돼 왔던 주요 발전과제는 성숙한 지역공동체 문화 확립과 지역 간 상생협력 이다.

이번 코로나19 대응과정에서 보여줬던 성숙한 시민의식을 바탕으로 한 지역 주민들의 높은 공동체 의식과 자치단체 간 보여줬던 긴밀한 협력은 분명 대한민국 지방자치의 진일보한 성숙을 보여주는 단면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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