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폐 2급 제천여중 박하은
장애인동계체전 쇼트트랙 金
롤러·육상서도 독보적 존재

 

[충청매일 최영덕 기자] “세상에 빛과 소금같은 사람이 됐으면…”

우리나라를 넘어 세계 무대에서 최고의 자리에 오르고 있는 충북 제천여자중학교 박하은(3년·자폐장애2급·사진)양 어머니의 바람이다.

하은이가 태어나 첫 생일을 맞은 날 하은이 어머니는 기도했다. 세상에 희망을 주는 아이로 커 주기를.

자폐2급 장애가 있는 하은이는 운동에 선천적 재능을 보이면서 롤러와 스피드스케이팅, 쇼트트랙, 육상에서 세계 정상급의 실력을 보여주고 있다.

‘제17회 전국장애인동계체육대회’에서 하은이는 12일 춘천빙상장에서 열린 빙상 쇼트트랙 500m에서 독보적인 실력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하은이의 재능은 빙상 뿐이 아닌 롤러와 육상에서도 독보적이다.

하은이는 ‘2015년 LA스페셜올림(지적자폐성장애)’에서 롤러 국가대표로 출전, 100·300·400m릴레이에서 3관왕에 올랐다. 하은이가 9살때다. ‘2017 동계 스페셜올림픽’에서도 쇼트트랙 300·500m에서 2관왕에 올랐고, ‘2019 아부다비 스페셜올림픽’에서는 롤러 100·200m에서 2관왕에 올랐다.

하은이는 비장애 롤러 국가대표로 선발되기도 했다. 장애와 비장애 대회에서도 하은이의 실력은 월등하다.

육상에서도 하은이의 실력은 국내 최정상이다. 비장애 선수로 육상 1천500·800m에 충북 대표로 활동하고 있다. 2017년부터 전국소년체전에서 2개 종목 금메달을 줄곧 따내고 있다.

하은이가 운동을 시작한 것은 7살 때다. 자폐 장애가 있는 하은이에 롤러는 권한 것은 현재 롤러 코치를 맡고 있는 치료사다. 아이들과 잘 어울리지 못하는 하은이가 운동을 통해 사회성을 키워나갔으면 하는 부모의 마음이 더해졌다. 하지만 하은이는 롤러 스케이트를 처음 신은 날 코치는 깜짝 놀랐다. 하은이의 타고난 운동 재능 때문이었다. 이후 각종 국내·세계대회에서 정상에 오른 하은이가 2016년 스케이트를 신기 시작했다.

충북도장애인체육회에서 하은이가 동계체전에도 출전해 보라는 권유였다. 이후 하은이에게 빙상종목에서는 경쟁자가 없다. 해마다 열리는 체전에서 금메달은 하은이 차지였다.

운동으로 하은이는 단체생활인 국가대표 합숙활동도, 친구들도 많아졌다. 부모의 바람대로 사회성이 좋아졌다.

지금 하은이가 두려운 것은 ‘시합에 대한 부담감’ 뿐이다. 부모가 해 줄 수 있는 것은 곁에서 하은이가 부담감을 이겨내는 것이다.

특수교사가 꿈인 하은이는 “세상 장애를 가진 아이들에게 희망을 주고 싶다. 스스로 어느 분야에서든 빛이나는 존재가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이들을 인도해 줄 교사가 되고 싶다”며 “치료사님께서 저를 세상에 이끌어 내 줬듯이 저도 특수교사가 돼 장애 아이들이 희망을 갖도록 도와주고 싶다”고 말했다.

하은이의 도전은 지금도 진행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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