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사상, 작가·독자 보이콧 이어지자 입장 발표
저작권 3년 양도 조항 ‘출판권 1년 설정’으로 정정

[충청매일 제휴/뉴시스] 이상문학상 사태로 논란을 이어온 문학사상사가 결국 독자와 작가들을 향해 사과하며 전면 시정하겠다고 밝혔다. 문제가 됐던 ‘저작권 3년 양도' 조항은 ‘출판권 1년 설정'으로 바꾼다. 물의를 빚었던 만큼 올해 이상문학상은 발표하지 않기로 했다.

문학사상 임지현 대표는 4일 오후 3시12분께 ‘제44회 이상문학상 관련 물의에 대한 문학사상의 공식 입장'이란 제목의 메일을 보내왔다.

임 대표는 “문학사상은 제44회 이상문학상 진행 과정에서 일어난 문제와 그와 관련해 벌어진 모든 상황에 대해 심각하게 인식하고 있으며 깊은 책임을 느낀다"고 운을 뗐다.

이어 “이번 사태로 상처 입은 모든 분들께 먼저 심심한 사의를 표한다. 그리고 책과 문학을 사랑하는 독자 여러분들께 큰 실망을 드린 점 역시 사과드린다.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임 대표는 이상문학상 수상 합의 사항에 대한 전면 시정을 강조했다. 문제 됐던 이상문학상 수상작의 저작권 관련 상세 조항을 시대의 흐름과 문학 독자의 염원, 작가의 뜻을 존중해 최대한 수정, 보완하겠다는 내용이다.

문학사상은 최우선적으로 기존 이상문학상 수상자의 의견을 수렴해 새로운 계약에 반영할 수 있도록 숙의와 논의 과정을 거칠 계획이다.

또 대상 수상 합의서 내용도 수정키로 했다. 대상 수상작의 ‘저작권 3년 양도'에 대한 사항을 ‘출판권 1년 설정'으로 정정했다. 표제작 규제 역시 수상 1년 후부터는 해제된다.

임 대표는 “이는 최소한의, 문학상 운영을 감안한 부득이한 조치다. 이러한 사항에 대해서도 작가와 독자의 의견에 귀 기울여 보다 바람직하고 현명한 결과를 이끌어내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임 대표는 처음 논란이 불거진 이후 공식 입장을 발표하기까지 약 한 달이란 시간이 걸린 것에 대해서도 사과했다.

그는 “최근 경영 악화로 본사 편집부 직원들이 대거 퇴사해 상황에 대한 수습이 원활하지 못했다. 또 수년간 수상 안내 및 합의서 전달 과정에서 통일된 형식으로의 업무처리가 이뤄지지 않은 과오를 발견했는데, 이에 대한 사실 확인에도 적잖은 시간이 소요됐다"고 밝혔다.

임 대표는 “본사는 ‘직원의 실수'라는 핑계로 책임을 회피하려 했던 것을 인정하고 사과한다. 상황에 대한 엄중함과 사태 파악 그리고 작가에 대한 진심 어린 사과와 해명이 부족했다"며 “관행으로 이뤄져오던 그리고 기준없이 행해져오던 일들을 직원의 책임으로 전가한 것에 대한 깊은 부끄러움을 느낀다. 본사의 폐습과 운영진의 미흡함으로 인해 발생한 일"이라고 인정했다.

임 대표는 이번 사태를 통해 저작권에 대한 인식이 부족했음을 깨달았다고 전했다.

그는 “무엇보다 본사의 가장 큰 문제는 저작권에 대한 인식 부족임을 이번 사태를 통해 통감했다"며 “매달 시의적인 주제를 담는 잡지를 발간하면서도 시대정신과 시대가 요구하는 감수성을 놓치며 문학상을 운영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근 50년의 역사 안에서 새로움보다 익숙함과 가까이했음을 인정하고 반성한다. 폐습을 끊어내고 작은 소리에도 귀 기울이는 예민함을 갖추겠다"며 “통렬한 반성을 통해 앞으로 더 낮은 자세로 독자와 작가가 원하는 문학사상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반성했다.

문학사상은 이번 사태를 계기로 올해 이상문학상은 발표하지 않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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