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통대학교 행정학과

[충청매일] 새해를 명절로 즐기고 기념하는 것은 지구 상의 모든 민족의 공통적 생활 양식이다. 새해를 언제로 하느냐는 기독교 문화권은 양력 1월 1일, 유교의 동양 문화에서는 음력 1월 1일, 힌두력을 사용하는 인도에서는 2월~3월경에 시작되는 봄맞이 축제인 홀리(Holi) 축제, 타이완은 작은 설로 불리는 정원 대보름 기간을 신년 축제일로 생각한다. 신년 축제는 인종에 따라서 그 의미도 다양한 데 공통적인 것은 종교의식과 연계된다는 것이다. 그 의미에서 서구에서는 금욕·정화·격려, 생명의 소생에 대한 환희 등을 강조하나, 동양에서는 여기에 조상 신에 대한 숭배가 같이 하고 있다.

하나의 축제로 새해맞이가 우리처럼 하나의 스트레스처럼 변화되고 있는 현상은 전 지구적으로 찾아보기 쉽지 않을 것이다.

우리에게 있어서 설과 추석을 전후하여 명절 스트레스 또는 명절 증후군이라는 말이 나오기 시작한 것은 1990년대 초반부터이다.

이러한 현상은 2000년대 이후 본격적으로 확대되기 시작하였다. 신문종합 검색사이트인 빅카인즈에서 “명절 증후군” 또는 “명절 스트레스”라는 단어를 검색하여 보면 2000년부터 증가하기 시작하여 2015년 절정을 이루다가 기사 건수가 줄어드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기사의 키워드를 중심으로 종합하여 보면, 주부, 여성, 며느리, 취직하지 못한 대학생 등에게서 볼 수 있는 명절 증후군은 우울증, 호흡곤란, 불면증, 가슴앓이, 피로감 등의 신체적 심리적 증상으로 나타난다. 이러한 증상은 차례상 준비, 가사노동, 음식장만과 같은 노동과 집안 식구 및 친척들의 잔소리 및 말조심하지 않은 행태 등에서 발생하고 있다.

2015년대부터 명절 증후군이나 스트레스에 대한 뉴스가 줄어들고 있지만, 명절 후 이혼 건수는 줄어들고 있지 않다. 이는 아직도 명절이 축제가 되지 않고, 노동의 연장이 되고, 만남의 즐거움이 아닌 갈등의 원인이 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우리의 전통 명절은 단순히 조상 숭배에 그치지 않고, 노인을 공경하고, 가지지 않은 사람에게 보시하여 함께 나누었다. 동국세시기를 보면 명절을 전후하여 축제를 즐기던 40여 가지의 명절 세습 민속놀이를 이야기하고 있다. 이는 우리 조상들이 명절을 단순한 기념일이 아닌 축제로 생각하였다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의 명절차례는 조상을 숭배하는 것만이 목적이 아니라 조상님을 매체로 하여 멀리 떨어져 이질화돼 가는 일가친척을 동질화하는 문화였다. 이 명절이 불신·대립·갈등을 일으키는 날이 되고 있는 것을 단순히 시대의 변화로 받아들여서는 안 될 것이다.

문화는 시대의 변화로 형성되기도 하지만, 인간이 만들어가는 것이기도 하다. 명절이 우리 삶에 스트레스를 주는 날이 아닌 활력을 주는 날이 되기 위해서는 단순한 휴일이나 조상을 기리는 기념일이 아닌 축제형 명절이 될 수 있도록 새로운 문화형성의 노력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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