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대 경영학과

 

경남도에서는 기업인의 출생지, 의령 남강 솥 바위 일대를 묶어서 관광벨트로 개발하고자 진행하고 있다. 의령과 함안의 경계인 남강에 솥뚜껑을 닮은 바위가 있어 이를 정암(鼎巖) 솥 바위라고 부른다. ‘정(鼎)’이란 원래 ‘다리 달린 솥’을 말하는데, 물에 잠겨 있는 부분은 솥의 발처럼 3개의 발이 달려 있는 형상이라 한다. 솥 바위 북쪽 8km 지점에서 삼성의 호암 이병철 회장(1910~1987), 동남쪽 5km 지점에서 효성의 만우 조홍제 회장(1906~1984), 남쪽 7km 지점에서 금성(LG, GS)의 연암 구인회 회장(1907~1969)이 태어났다.

호암 이병철 생가는 의령 정곡면 중교리에 있는데, 남강이 역수하고 청룡 자락이 감싸 안는 풍수 명당에 위치한다. 청룡 끝자락 바위의 모양이 보는 위치와 빛의 방향에 따라 여러 모습으로 나타난다. 가마니를 쌓아 놓은 모습 같기도 하고, 시루떡 모양이 되기도 하고, 주판알 모습도 보인다. 거북이, 두꺼비 등 부귀를 상징하는 동물상이 있는가 하면 부처의 모습, 인자한 할아버지의 모습도 나타난다. 때로는 글자의 모습이 비치기도 하는데, 사람들은 이 바위를 노적암, 떡 바위, 부자바위 또는 호암 바위라고도 한다. 호암 생가는 호암 사후 20년인 2007년에 일반인에게 개방됐다. 매년 새해가 되면 부자를 소망하는 사람들의 발길이 정초부터 끊기지 않고 계속 이어지고 있다.

함안의 만우 조홍제 생가는 함안의 군북면 백이산 아래 평지에 위치하는데, 2019년 11월에 개방하였다. 조홍제 회장은 1926년 6·10만세 운동을 주도했고, 이병철 회장과 제일제당, 제일 모직, 삼성물산을 공동 설립해 성공한 후 효성그룹을 창업했다.

진주 지수에 가면 김해 허씨 600년 세거지가 있는데, 이곳에 장가든 능성 구씨가 이거해 300년 역사를 이어오고 있다. 이곳에서 태어난 연암 구인회 회장이 금성(LG, GS)을 창업한 이래 수많은 구씨, 허씨 기업가를 배출했는데, 이곳 또한 풍수 명당이다. 심방산을 배산으로 앞으로는 하천이 가로지르고 수구 쪽은 방어산 자락이 빗장처럼 겹겹이 잠그고 있으니 재물이 빠져나가지 않는 풍수적 대명당의 요건을 갖췄다. 구씨와 허씨의 가옥 50여 채가 보존되고 있는데, 아직 개방하지 않고 있으나 곧 일반인에게도 개방될 것으로 본다.

남강의 솥 바위를 중심으로 이렇게 3대 부자가 났는데, 이들 부자 외에도 많은 부자와 인물들이 끊이지 않았다. 동양의 최대 장학재단 관정 재단을 만들어 인재양성에 힘쓰는 삼영화학 관정 이종환 회장(97세)도 이곳 의령 출신이다. 의령에 생가를 복원하고 기업가 정신을 알리는데 좋은 교육장이 되고 있다.

재경 의령향우회 60년사를 보니 의령이 낳은 인재는 이외에도 재계, 정계, 학계 등에 유명 인사들이 즐비하다. 왜 은둔의 마을 이곳에서 수많은 인재가 탄생했을까? 풍수적으로 보면 백두대간이 한반도 끝자락에서 마무리되면서 낙남정맥이 다시 동쪽으로 뻗어가며 남강이 시작하는데 낙동강과 역류하면서 기운을 모아주고 있다. 오늘의 대한민국 부를 이룬 기업가와 독립운동가, 의병가 등 유명 인사들이 태어난 고장 남강 솥 바위 마을, 이들의 업적을 살펴보고 그 정신을 이어받는 역사의 현장이 되기를 바란다. 그들의 업적이 빛나고 기업가 정신이 존중될 때 대한민국은 더욱 크게 성장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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