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우
(사)풀꿈환경재단
상임이사

[충청매일] 화제의 영화 ‘조커’의 주연배우 호아킨 피닉스가 영화에서 처럼 시위에 참여했다가 체포되면서 다시 화제가 되었다. 다른 배우들과 함께 지난 1월 10일 워싱턴 DC에서 열린 '금요일의 소방 훈련‘이라는 기후변화 관련 시위에 참여했다가 미국 경찰에 연행되었다는 것이다. 채식주의자인 호아킨 피닉스는 평소에도 환경문제를 심각하게 여겨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지난 5일 개최된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영화 드라마 부문 주연상을 수상한 뒤 밝힌 수상소감도 인상적이었다. “많은 사람들이 호주의 안녕을 바라는 말을 해주는 건 좋은 일이다. 하지만 우리는 그 이상을 해야 한다”며 호주 산불에 대해 언급한 뒤, “우리가 함께 실제로 어떤 변화를 만들기를 바란다. 가끔 우리는 우리 스스로에 대해 책임감을 가지고 우리 삶에서 변화와 희생을 만들어야 한다”며 개념 있는 소감을 밝혀 화제를 모았다.

‘금요일의 소방 훈련(Fire drill Fridays)’은 지난해 10월 11일부터 매주 금요일 워싱턴 DC 미국 국회의사당 앞에서 열리고 있는 기후변화 관련 집회이다. 원로배우이자 사회운동가인 제인 폰다를 비롯한 많은 배우들이 참여하여 주목을 받아왔다. ‘금요일의 학교파업’을 펼치고 있는 그레타 툰베리가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빗대어 ‘우리 집이 불타고 있다’고 표현했던 것에 대한 응답이다. 연행과 석방을 반복해가며 집회를 주도해 온 제인 폰다는 “우리의 기후는 위기에 처해 있다. 과학자들은 우리가 화석 연료에서 벗어나 깨끗하고 재생 가능한 에너지로 바꾸기 위한 대담하고 야심찬 행동을 취할 수 있는 시간이 10년이 조금 안 남았다고 경고한다. 우리는 더 이상 기다릴 수 없다”고 호소해 왔다. 파리기후협정에 탈퇴 의향서를 제출하고 그레타 툰베리를 비아냥거리는 있는 미국 대통령 트럼프에 대해 ‘정신적으로 상처 받은 사람’의 행동이라고 질타하기도 하였다.

기후천사로 다가온 스웨덴의 10대 소녀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는 이미 유명인사다. 2018년 8월, 15살의 나이로 스웨덴 국회의사당 앞에서 ‘기후변화 대응을 촉구하는 학교파업’이라는 금요일의 1인 시위를 시작하였다. 2019년 4월 유럽의회에 초청받아 ‘지금 집에 불이 났어요’라는 주제로 연설하여 열렬한 호응을 받았다. 툰베리의 시위는 ‘미래를 위한 금요일’(Fridays for future)이라는 기후행동으로 확산돼 지난해 180여 개 나라에서 700만명 이상의 파업 시위를 촉발시켰다. 9월에는 뉴욕에서 열린 기후행동정상회의 연사로 참여하기 위해 친환경 요트로 15일간 대서양을 횡단하기도 하였다. 노벨 평화상 후보로 추천되기도 했으며, 북유럽협의회 환경상 수상자로 선정되었으나 기후변화 대응에 써달라며 6천만원의 상금을 거부하기도 하였다. 12월엔 타임지가 ‘올해의 인물’로 선정하였다.

호아킨 피닉스의 체포도, 제인 폰다의 소방훈련도, 그레타 툰베리의 학교파업도 그들의 주장이 얼마나 진실하고 절박한 것인지는 5개월째 계속되고 있는 호주의 산불사태가 분명하게 증명하고 있다. 이미 48~50도에 육박하는 폭염과 가뭄과 강풍이라는 기상이변이 겹쳐 손을 쓸 수 없을 만큼의 화재를 초래하게 되었다. 산불로 남한 정도의 면적이 불탔으며, 캥거루와 코알라 등 10억 마리 이상의 야생동물이 희생되었을 것으로 추정되며, 4억t 이상의 이산화탄소가 배출되었을 것이라 등 연일 새로운 기사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공교롭게도 호주는 세계 최대의 석탄 수출국이자 1인당 탄소배출량이 가장 많은 나라 중 하나이다. 온실가스 증가와 기후붕괴의 위기, 2020년 벽두에 우리가 유념해야 할 가장 중요한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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