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 수입 전년보다 11.7%↓
유가하락 영향으로 원자재 수입 줄어

[충청매일 제휴/뉴시스] 지난해 11월 우리나라 경상수지가 59억7천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9개월 만에 흑자 규모가 확대됐다. 하지만 수출입이 동반 감소하며 나타나는 ‘불황형 흑자’ 양상은 한층 뚜렷해진 모습이었다.

한국은행이 7일 발표한 ‘2019년 11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우리나라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59억7천만달러로 지난해 5월부터 7개월 연속 흑자를 달성했다. 2018년 11월 흑자 규모(51억3천만달러)보다 8억4천만달러 늘어나 지난해 2월 이후 9개월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다소 확대된 건 내실이 개선된 측면보다는 1년 전 부진에 따른 일종의 ‘착시’다. 2018년 11월은 ‘반도체 호황’이 걷히면서 수출이 고꾸라지기 시작하던 때다. 당시 경상수지 흑자는 상품수지 흑자 급감 등으로 전년동월대비 23억4천만달러(31.4%) 줄었다. 그 때부터 수출은 글로벌 교역 위축, 반도체 단가 하락 등으로 부진세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상품수출은 465억달러로 1년 전 같은 달보다 10.3%(53억1천만달러) 줄었다. 2018년 12월부터 12개월째 내림세를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수출보다 수입 감소율이 더 커진 점도 우려스러운 부분이다. 수출입이 동반 감소하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경제 규모가 쪼그라들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수입액은 391억1천만달러로 전년동기대비 11.7%(52억달러) 감소했다. 수입 감소율이 수출을 뛰어넘은 것은 지난해 2월 이후 9개월 만이다.

한은은 “유가 하락 등의 영향으로 원자재 위주로 수입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통관기준 수입을 보면 원자재 수입이 19.2% 줄어 전체 수입 감소세(-13.0%)를 주도했다. 다만 설비투자와 직결되는 자본재 수입도 6.0% 줄었다. 기업들의 투자 위축세도 지속되고 있다는 얘기다. 상품 수출입에 따른 상품수지는 73억9천만달러 흑자를 냈지만 1년 전 같은 달 비해서는 1억1천만달러 감소했다. 상품수지 흑자 축소세는 지난해 3월부터 이어지고 있다.

그나마 서비스수지는 적자 폭을 좁혀가며 개선된 흐름을 보였다. 적자 규모는 18억9천만달러로 1년 전(-21억9천만달러)보다 3억달러 축소됐다. 여행수지 적자가 같은 기간 13억5천만달러에서 9억5천만달러로 축소되면서 서비스 수지 적자를 줄였다. 우리나라를 찾는 입국자수는 전년동월대비 7.9% 늘어난 반면 출국자수는 9.0% 감소하면서 여행수지 적자 개선에 도움을 줬다.

본원소득수지는 9억7천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1년 전(3억4천만달러)보다 흑자 규모가 6억3천만달러 확대된 것이다. 외국인 직접투자기업의 해외 배당금 지급 규모가 줄어든 영향이었다.

자본유출입을 나타내는 금융계정 순자산은 53억4천만달러로 집계됐다. 외국인의 국내 증권투자는 18억8천만달러 감소했다. 그중 외국인 주식투자가 25억5천만달러 줄어 지난해 8월부터 4개월 연속 감소세를 나타냈다. 해외 주식투자는 주요국 증시 호조 등으로 44억2천만달러 늘어 2016년 3월 이후 45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였다. 해외 채권투자는 14억8천만달러 감소했다. 누적된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555억7천만달러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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