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매일] 경자년(庚子年) 새해를 맞았다. 어느 분야 하나 녹록치 않은 상황이지만 국민들이 느끼는 가장 큰 걱정은 경제다. 서민들의 입장에서 먹고 사는 문제보다 절박한 것은 없다. 새해 벽두에는 늘 장밋빛 전망을 내놓지만 올해 만큼은 위기를 우려하는 분위기 확연하다. 경제를 살리기 위해서는 정부와 정치권의 각성이 무엇보다 절실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1일 취업포털 잡코리아가 발표한 국내 기업 인사 담당자 31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올해 국내 경제가 지난해보다 안 좋을 것이라는 답변이 45.5%로 가장 많았다. 국내 경제가 개선될 것이라는 응답자는 10.6%에 불과했다.

이에 따라 채용 경기 전망도 어두웠다. 48.4%가 지난해보다 채용 경기가 좋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고, 10명 중 1명 꼴인 11.9%만이 지난해보다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유로는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가 낮고, 경영 여건이 좋지 않으며, 인력감원을 계획하고 있거나 사업을 축소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직장인들의 주머니도 한파다. 잡코리아가 직장인 1천38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2019년 직장인 평균 점심값은 6천110원으로 1년 전보다 120원 줄었다. 한국은행 조사에서도 식당에서의 신용카드 사용액이 6년 7개월 만에 줄어든 현상이 나타났다. 지난해 9월 한 달 동안 개인이 음식점에서 신용카드 쓴 돈은 4조6천61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0.3% 감소했다. 2013년 2월(-7.0%)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외식은 소비심리 영향을 크게 받아 집안 살림이 어려우면 교육비나 의료비 등에 앞서 줄이는 게 일반적이다.

정부는 내년도 성장률 목표를 2.4%로 제시했다. 그러나 중소기업 3곳 중 1곳은 올해 국내 경기 악화를 전망한다. 실제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새해를 앞두고 가진 기자회견에서 “우리 경제가 성장을 계속할 수 있을지 상당히 심각하다”고 진단하고 “특히 국회가 규제개혁을 가로막는 대표적인 집단”이라고 지적했다.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과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등도 “우리 경제가 장기적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발목을 잡는 규제는 과감히 버려야 한다”며 “기업들이 활력을 찾을 수 있도록 새로운 제도와 정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와 정치권은 장기불황에 허덕이는 기업과 자영업자 등 경제주체들의 호소에 귀를 기울이기 바란다.

지난 한 해 정치권은 당리당략에 빠져 정쟁으로 날을 보내느라 경제적 난관에 빠진 국민의 힘겨움을 외면했다. 오히려 사회적 갈등을 부추기까지 했다. 올해는 국회의원 선거까지 치러져 정치·사회적 긴장이 극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경제단체장의 입에서 “20대 국회는 다시 반복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말까지 나왔다. 4월 총선에서 국민은 엄하게 심판할 것이다. 정치권은 지금이라도 경제 만큼은 대치 국면을 접고 한마음으로 해결 방안 찾기에 매달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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