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대 경영학과

 

지형의 모양을 형국이라고 하는데, 마치 지형이 배가 가는 모습일 경우 이를 ‘행주형국’이라 한다. 행주형의 형국에서는 중심부에 높은 산이 우뚝 솟았다. 서울에는 남산이 솟았고, 제주도에는 한라산이 우뚝 솟았다. 일본에는 후지산이 우뚝 솟아 바다 한가운데 떠 있는 배의 돛대 역할을 한다. 산이 높이 우뚝 솟으면 바람도 맞아 외풍에 시달린다고 하는데, 이렇게 우뚝 솟은 산들은 그 지역을 대표하는 랜드마크가 되고 있다.

행주형 형국의 지세인 청주는 돛대 역활을 하는 높은 산이 없다. 그래서 시청사를 지으면서 배의 모양으로 설계를 했고, 청주 읍성 터에는 돛대를 상징하는 철당간(12.7m)을 세웠고, 지형의 이름도 주성(舟城)이라고 지을 정도로 행주형의 형국을 중요시 하였다.

그런데 이제 청주에도 돛대 역할을 할 높은 건물을 세울 때도 된 것 같다. 누가 행주형 형국에 높은 돛대를 달 것인가?

서울의 여의도와 잠실도 행주형 형국이다. 사방이 물로 둘러싸인 지역이니 배가 항해하는 모습이다. 여의도에는 돛대가 없었는데 고층빌딩과 63빌딩에 들어서면서 돛대가 생겼고, 여의도의 발전이 가속화되었다, 배에 짐을 가득 싣고 깃발을 높이 올리고 항해해가는 선단의 모습이다.

잠실은 예전에 섬이 있던 곳이다. 여기에 고층빌딩이 들어서고 124층의 롯데타워(555m)가 세워졌다. 롯데타워는 서울의 어디서나 잘 조망되는 서울의 랜드마크가 되었고 잠실벌에 돛대가 세워지면서 송파의 가치가 크게 오르고 있다.

롯데타워가 처음 세워질 때는 많은 사람이 염려했다. 나 홀로 우뚝 솟은 빌딩이 그 거센 바람을 어떻게 막아내고 교통대란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염려가 컸다. 빌딩의 모양과 디자인에 대하여도 여러 의견이 분분했다. 그러나 지하도로를 개설해 교통량도 분산했고 거센 바람과 지진에도 견뎌내는 첨단의 빌딩이 건축됐다.

잠실에 롯데타워가 세워지고 많은 해외관광객이 찾아들며 내국인도 많이 모여드는 곳으로 바뀌고 있다. 이곳을 방문해보면 항상 사람들로 붐빈다. 예약하지 않으면 시설이용이 어려울 정도로 많은 사람이 방문한다. 러시아에서 온 여행객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참 재미난다. 오전에는 용인 민속촌에 가서 옛날의 농기구도 보고 옛날의 가옥들도 보았는데 자기 나라의 과거와도 비슷한 것이 많았다고 한다. 그런데 오후에 잠실의 롯데타워를 방문했는데 새로운 미래를 보게 된다고 했다. 동시에 몇백 년 전의 과거와 미래를 동시에 볼 수 있는 한국 여행이 너무나도 좋다고 했다.

지형을 잘 연구하다 보면 도시의 설계도 어떻게 하여야 할지 아이디어가 떠오른다. 풍수에서는 건물을 산으로 보고, 도로는 물로 보기 때문에 평지에서도 건물이 생겨나고 도로가 개통되면 그 지역의 기운이 변한다고 본다.

자연의 현상을 잘 살펴보고 거기에 맞는 도시를 설계한다면 도시의 발전도 앞당길 수 있다. 산이 있어야 할 곳에 건물을 세울 수 있고, 물이 흘러야 할 곳에 도로를 낼 수가 있으니 도시에서 건물의 건축과 도로망의 계획은 매우 중요하다. 헝국에 맞는 도시계획이 수립돼 도시의 발전을 앞당기는 계기가 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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