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책테라피 강사

 

크리스마스는 살그머니 우리의 곁에 다가와 마음을 들뜨게 한다. 어린 시절 간절했던 선물만큼이나 어른이 되어서도 또 다른 기적 같은 선물을 기대하게 한다.

아이들 어른들 모두에게 이런 행복을 주는 감동 어린 그림책 ‘작은 기적’ 속으로 들어가 보자.

허름하고 조그만 통나무집에 할머니 한 분이 잠에서 깨어나 집안을 둘러본다. 마루 바닥은 허물어져 있고 난로는 불이 꺼져 있고 먹을 것도 하나도 없다. 작은 상자는 텅 비어 동전 한닢도 없다.

할머니는 크리스마스이브인데도 돈을 벌기 위해 멀리 떨어진 마을로 향한다. 아코디언을 연주해 돈을 벌기 위해서다.

많은 사람들이 바삐 오가지만 작은 상자는 여전히 텅 비어있다. 결국, 할머니는 아끼는 아코디언을 골동품 가게에 팔아 지폐 한 장을 상자에 넣어 집으로 향한다. 모퉁이를 지나다가 그만 불량배에게 상자를 빼앗기고 만다. 낙담해 힘없이 교회 앞을 지나는데 불량배는 교회의 모금함도 훔쳐 달아나고 있었다. 어디서 힘이 났을까 할머니는 불량배에게서 모금함을 빼앗아 교회로 들어간다. 모금함을 돌려놓고 어지럽혀진 성상들을 구유에 정리하고 다시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눈길을 나선다.

눈보라 속 추위와 배고픔에 지친 할머니는 끝내 쓰러지고 만다. 그 위로 하얀 눈이 쌓인다.

바로 이때 기적 같은 일이 일어난다. 교회에서 할머니가 정리했던 성상들이 할머니를 돕기위해 움직이기 시작한 것이다.

할머니를 집으로 데려와 눕히고 불을 피우고 무너진 집을 고치고 맛있는 요리를 하고 아름다운 크리스마스트리장식도 하고 할머니가 살기 위해 팔아 버린 아코디언도 찾아준다.

동방박사들은 아기 예수에게 주려고 소중히 간직하고 있던 것들을 할머니를 위해 기꺼이 팔아서 돈을 마련한 것이었다. 잠에서 깨어난 할머니는 그 기적 같은 행운을 기꺼이 받아들인다.

그림책의 정석으로, 그것도 글자 없는 그림만으로 기적 같은 감동을 주며 크리스마스의 진정한 의미를 알려 준다

모든 장면들이 마치 잔잔한 이야기로 다가오지만, 할머니가 추위와 배고픔으로 지쳐가는 장면에서는 독자들을 그림 속으로 빨아들이는 듯하다.

쓰러진 할머니 앞에 놓여진 보물들은 시사하는 바가 있다. 자기에겐 무척 소중한 것이지만 불쌍한 할머니를 위해서라면 기꺼이 내주겠다는 작가가 의도한 의지라고 생각된다.

아마도 성스러운 날 성스러운 분께 바치려던 성물이기도 하고, 엄마 품에 안긴 아기 예수의 은총을 의미하기도 하겠지만 아무튼 할머니의 집에서 벌어지는 행복한 기적은 독자들을 웃음짓게 해준다.

누군가의 베품으로 다시 찾은 할머니의 아코디언 소리는 할머니집 굴뚝을 타고 저 멀리 마를까지 울려 퍼질 일이다. 섬세하고 사실적인 이미지와 말하지 않아도 들리는듯한 이야기로 크리스마스면 우선으로 떠오르는 그림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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