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0 재보선 결과 집권여당인 열린우리당이 참패하고, 제1야당인 한나라당이 완승했다. 이로써 열린우리당이 지난해 치러진 총선에서 원내 과반의석을 차지해 여소야대 구도를 깨트린 지 1년만에 정국은 다시 여소야대로 회귀했다.

열린우리당은 참패를 당한 원인 분석과 책임론을 놓고 한바탕 회오리바람이 일 것으로 보인다. 반면, 완전한 승리를 거머쥔 한나라당은 열린우리당의 국정운영에 보다 큰 목소리를 낼 근거가 마련됐으며 박근혜 대표 체제가 당분간 공고화 될 게 분명하다.

이같은 선거 결과가 나타난 데는 여러 가지 이유가 복합적으로 작용했겠지만 집권여당이 정국을 주도적으로 이끌지도 못하면서 오히려 국민들이 집권당을 걱정해야 하는 기막힌 현실에 대한 정치적 심판의 성격이 내포됐음을 인정해야 한다.

충청지역의 경우 지난 총선에서 열린우리당이 압도적 승리를 차지했던 충남 아산과 공주·연기 선거구가 이번에는 열린우리당에게 커다란 상처를 안겼다. 특히 행정중심복합도시를 충남 연기·공주 지역에 건설하겠다는 공약으로 노무현 대통령 후보에 이어 지난해의 총선에서까지 충청권 유권자의 표심을 장악할 수 있었던 열린우리당이 허무하게 무너진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는 충청권의 기대를 한 곳에 결집시켰던 애초의 공약인 신행정수도 건설이 무산된 데다가 행정중심도시 마저 여야가 정략적으로 야합해 마지못해 추진하는 인상을 준데 따른 실망감이 표출된 것으로 봐야 할 것이다. 게다가 아산 선거구에서는 지역당원들의 의사를 무시해가면서 중앙당이 일방적으로 후보자 공천과 교체를 결정해 반발을 샀다. 이것은 그동안 열린우리당이 정당 개혁을 하겠다며 내세운 밑으로부터의 공천 등과 같은 명분을 스스로 저버리는 행위였다.

이번 재보선은 총체적으로 집권당의 일대 각성을 촉구하는 의미가 가장 크다고 보는 게 정설이다. 그러나 한나라당 역시 승리에 도취할 때가 아니다. 한나라당이 잘해서 이겼다고 분석한다면 어리석은 판단이다. 열린우리당에게 가한 회초리 덕분에 한나라당이 반사이익을 봤다는 인식을 갖는 것이 정확한 시각이다.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충청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