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수 춘천시장이 관용차에 안마기능을 가진 의자를 1천500여만원을 들여 개조한 것에 대해 예산낭비와 예산을 개인 주머닛돈처럼 사용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이에 대한 사과 자리에서 책임을 관련 부서로 돌리는 지도자로서 하지 말아야 할 말까지 해 논란이 가중되고 있다.

예산낭비란 예산을 헛되이 헤프게 써서 돈의 효율성을 떨어뜨리는 것으로 돈을 써야 할 곳에 쓰지 않고, 그 우선순위에 따라서 사용하지 않는 행태를 의미한다. 예산낭비가 발생하는 가장 중요한 요인은 예산에 주인이 없기 때문이다. 교과서적으로 예산은 국민이 주인이고, 국회의원은 수문장이라고 한다. 그러나 모두가 주인이면 그 행태는 주인이 없게 된다. 주인이 없다는 것은 소유의식이 없다는 것이고, 소유의식이 없으면 예산낭비를 가져오게 된다.

2020년 예산으로 국회는 사상 최대인 512.3조원을 본회의에서 의결 확정했다. 이 돈의 주인인 국민이 그 금액을 정확하게 알고 있는 비율은 5%도 되지 않을 것이다. 더욱이 정부를 비롯해 전체 공공부문이 사용하게 될 2020년 예산 규모를 아는 사람은 전체 인구의 1%도 되지 않는다.

국민이 주인이지만 내년도 예산을 위해 정부는 약 60조 원의 빚을 내야 한다는 사실과 내년도 예산이 2019년에 비해 약 9%인 42조 원이 늘어났다는 사실을 국민들은 어느 정도 알고 있을까? 신문과 매스컴은 내년도 예산이 국회를 통과되자 중앙부처 이외에 지방자치단체는 예산이 늘어났고, 지역 예산을 지역구 국회의원이 가져왔다고 선전에 열을 올리고 있다.

2020년 어르신들을 위한 기초연금을 매월 25만원에서 30만원으로 확대하고, 군 병장 월급이 50만원을 돌파했다고 한다. 지역에서는 숙원 사업이라고 하는 것이 우선순위에서 밀렸지만, 예산 심의과정에서 반영됐다고 자축을 한다.

오바마 대통령은 “오늘날 누구나 날씬해지기를 원하지만 아무도 다이어트를 원하지 않는다. 누구나 오래 살기를 원하지만, 운동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모든 사람이 돈을 원하지만, 아무도 예산을 세우거나 지출을 통제하는 일은 거의 없다”고 하고 있다. 우리의 거대한 공공부문의 예산에 적합한 말이다.

예산이 올바로 사용되기 위해서는 타협과 조정을 기반으로 하는 예산정치가 살아야 한다. 소비자적 행태로 예산을 증액하고자 하는 행정부처를 통제하고, 국가 예산의 수문장 역할을 해야 하는 기획재정부가 경제 활성화를 명분으로 수문장 역할을 포기한 2020년 예산안에 대하여 낭비성은 없는지를 통제해야 할 국회가 ‘표퓰리즘’에 둘러싸여 예산정치를 포기했다.

거대한 정부 예산은 편성 과정뿐만 아니라 돈은 쓰기 시작하자마자 공짜 돈처럼 보고, 공짜 돈처럼 사용한다. 예산을 로또 복권 당첨자의 당첨금처럼 사용하다 보면 국가도 복권 당첨자와 같은 말로를 가져오게 된다. 남미와 아프리카 독재국가, 그리스와 스페인의 재정파탄이 이를 증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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