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준 청주 나비솔한방병원 원장]첫 원고를 쓸때만해도 영상의 기온이었는데, 불과 몇 일 사이에 찬바람이 불고, 영하의 날씨로 떨어졌습니다. 이제 첫눈이 언제 오느냐가 관심이 되었습니다.

겨울철은 기온이 떨어져서 추위로 인한 여러 불편도 있지만, 낮은 온도와 차가운 강한 바람으로 인해 건조성의 질환도 많이 생기는 계절입니다.

대표적인 증상으로 피부 건조로 인한 각질과 가려움, 폐와 기관지의 건조로 인한 마른 기침을 들 수 있겠습니다. 모두 생명을 위협하는 중대한 질환은 아니어도,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대표적인 질환이라 할 수 있습니다. 시도때도 없이 몸을 긁어야 하고, 잠을 잘때조차도 끊이지 않는 기침을 해대다 보면, 신경도 예민해져서 쉽게 짜증을 내고, 또 사람들을 만나는 것도 기피하게 되어 사회생활에도 지장을 주는 경우를 보게 됩니다.

이럴 때 떠올려볼 수 있는 약재가 바로 빨갛게 익은 예쁜 오미자입니다. 오미자는 먹어보면 신맛, 단맛, 짠맛, 매운맛, 쓴맛의 다섯 가지 맛이 모두 난다고 해 이름을 ‘오미자’로 했다고 하지만, 저와 같은 일반적인 미각에서는 5가지 맛을 다 느끼기 보다는 신맛과 떫은 맛을 강하게 느끼는 경우가 많습니다.

본초서를 찾아보면 오미자의 효능은 일일이 나열하기 어려울 정도로 많고, 가히 만병통치약 수준의 효능을 보입니다. 이는 일견 틀린 표현은 아니나 오미자 단독으로 그 많은 효능을 갖출 수는 없고, 다른 약재들과 어우러져 하나의 처방을 구성할 때 나타나는 다양한 효과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이런 많은 효능들 중에 대표적인 오미자의 효능을 꼽자면 바로 폐와 기관지를 촉촉하게 적셔주는 수분(진액, 津液)의 공급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한의학에서 폐는 기관지, 코, 피부, 대장 등이 속하는 장기로써, 외부공기가 24시간 출입을 반복하는 장기이다 보니 쉽게 건조해지는 특성을 갖고 있고, 폐의 건조는 즉각적으로 폐의 식구인 기관지, 코, 피부, 대장 등의 건조증상을 유발하게 됩니다.

오미자는 건조해진 폐를 촉촉하게 적셔주는 효능이 아주 뛰어나서, 꾸준히 오미자를 우려낸 차를 마시거나, 오미자청을 이용해 음식을 해드시면 이런 폐의 건조증상을 상당히 완화시킬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오미자를 건조한 겨울철에만 복용하는 것은 아닙니다. 다량의 땀을 흘려서 체내 수분이 부족해지는 여름철에도 시원하게 오미자차를 음용하여, 수분부족으로 인한 피로감 등을 보조하는 것도 좋습니다.

다만, 오미자는 뜨거운 물에 우리게 되면 떫은 맛이 너무 강해지므로, 찬물에 우려내서 드시는 것이 섭취에 좀 더 용이합니다. 또한, 모든 것이 그렇지만 건조증상이 심한 경우 오미자에만 의존하지 마시고, 충분한 수분섭취와 적절한 진료 및 치료가 병행돼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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