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매일]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에 터무니없는 방위비를 요구해 한·미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한국이 부담하는 현재 방위비의 다섯 배가 넘는 인상을 주장하고 있어 6·25전쟁을 기점으로 공고히 쌓아온 한·미 동맹의 틀이 삐걱거리는 상황이다.

현재까지 1조원이 넘는 방위비 분담액을 볼 때 10%를 올린다고 해도 과할 정도라는 여론이다. 그런데 한꺼번에 다섯 배를 올려 요구하는 미국 트럼프 대통령을 이해할 수 없다는 국민들의 비난이다. 아무리 자기 국가를 생각하는 대통령이라 하여도 70년을 이어온 동맹이라는 말이 무색하지 않을 수가 없다. 한·미동맹으로서 상대방 국가에 대한 예의와 배려는 안중에도 없는 처사로 할 말을 잃게 하는 행동이다.

이에 따른 국민들의 분노가 높아지고 있다. 국민들은 집회를 주도하면서 미군 철수까지 들먹이는 상황이다. 지난달 18일 제11차 한·미 방위비 분담금 특별협정(SMA) 제3차 협상이 열리는 서울 동대문구 한국국방연구원 앞에서 반전평화국민행동 등 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이 항의집회를 개최해 협상중단 촉구의 결의대회를 열었다.

이에 대한 여론조사도 이뤄졌다. 지난달 22~23일 전국 성인남녀 1천명을 대상으로 ‘2019년 4분기 국민 통일여론조사’ 결과에서 응답자의 46%는 방위비 분담을 현 수준에서 동결하고 18.8%는 인하해야 한다는 답이 나왔다. 다섯 배 이상 분담금 대폭 인상에 대한 의견은 1.9%에 불과했다. 국민 65%는 방위비 분담에 대해 동결이나 인하를 요구하는 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라 할 수 있다. 

북한과 대치하고 있는 한국에 대해 미군 주둔을 빌미로 방위비 대폭 인상은 미국 스스로 돈만 아는 품격 낮은 ‘용병’ 팔이 비난을 자초한 태도라 하겠다. 트럼프 대통령은 세계인들에게 미국의 위상보다는 돈을 먼저 생각하는 대통령으로 인식되는 것을 부끄러워해야 한다.

돈보다 값진 한·미 동맹의 신뢰와 우정을 저버린다는 사실을 망각해서는 안 된다. 그동안 신뢰로 쌓은 동맹을 무시한다면 한국은 물론, 세계 각국들로부터 미국은 신뢰를 잃을 수밖에 없다는 사실이다.

미군 주둔의 필요성은 국민 모두가 인정하고 있다. 그러나 돈으로만 계산하는 트럼프다운 경제논리는 우리 국민에게 미국에 대한 실망감만 안겨줄 뿐이다. 

미국 현지의 반응도 부정적인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미 공화당 중진들도 트럼프 방위비 분담금 증액요구는 지나치다는 여론이 형성되고 있는 듯하다. 여기에 미 유력지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대통령의 한국에 대해 터무니없는 과도한 방위비 분담금 인상 요구는 동맹을 무시하는 처사라며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냈다.

그동안 미국은 세계 평화와 자유민주주의 수호를 위해 국제사회에서 첨병(尖兵) 역할로 앞장서는 모습을 보였다. 그래서 세계 모든 나라는 미국을 글로벌 리더로 인정했다. 미군 주둔에 따른 방위비 인상은 미국 스스로 세계의 중심에서 고립을 자초하는 길이 될 수밖에 없다.  

북한의 핵 위협에서도 과도한 방위비 분담금 인상은 오히려 한국 국민들의 반미 감정만 부추길 뿐만 아니라 한·미 동맹의 신뢰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미국은 알아야 한다.

북한의 핵이 존재하는 한 한국 국민들은 안보 불안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정부는 북한의 비핵화 문제를 슬기롭게 매듭지어 국민들에게 안보 불안을 느끼지 않도록 해줘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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