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매일] 청렴, 청렴, 청렴 말로는 수차례씩 듣는 소리지만 막상 청렴이 무엇이라고 설명하자니 막연하고 두루뭉술하고 추상적인 느낌만 들 뿐 명확한 의미가 떠오르지 않는다. 궁금증에 찾아본 사전에서는 제목과 같이 ‘성품과 행실이 높고 맑으며, 탐욕이 없음’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이렇게 설명하기 힘들지만 공무원의 의무 중 가장 중요하고 유명한 것을 꼽는다면 바로 ‘청렴의 의무’일 것이다. 시대를 막론하고 공직자의 청렴한 자세는 늘 강조돼 왔으며 공직자들 또한 청렴한 공직사회를 만들기 위해 청렴 교육 등 여러 시책을 통해 노력하고 있다.

오늘날 청렴에 대한 각종 시책들이 쏟아져 나오고 공무원 사회는 부정부패 없는 공직사회를 위해 각고의 노력을 하고 있다. 그러나 청렴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과거를 비춰 보더라도 제도뿐만 아니라 공무원 개개인의 실천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조선시대 다산 정약용이 홍주 목사 유의(柳誼)에게 공무와 관련된 일을 논의하고자 편지를 보냈는데, 수일이 지나도 답장이 없자 정약용은 유의를 직접 찾아가 다그쳤다. 그러자 유의는 조정의 관리들이 보낸 편지들을 뜯지도 않은 채 쌓아두기만 한 편지함을 보여주며 “이것을 보시오. 이렇게 높은 관리들이 내게 편지를 보낸 이유가 무엇이겠소. 대부분 가깝게 지내는 이 지방 토족들을 잘 봐 달라고 부탁하는 것이라오. 그래서 나는 아예 편지를 뜯지도 않는다오”라고 했다고 한다.

이 일화처럼 청렴이란 뇌물에 국한된 것이 아니다. 현물이 등장하지 않다고 괜찮은 것이 아니다. 공직자는 특히 본인의 결정으로 수많은 사람들이 이득을 보거나 손해를 볼 수 있기에 공정하고 올바르게 업무를 수행해야 하며 이러한 자세가 청렴의 모습 중 하나이다.

개개인의 실천이 중요하다고 했지만 개개인은 공무원뿐만이 아니다. 손바닥도 마주쳐야 소리가 난다고, 시민들 또한 청렴을 공무원이나 지켜야 할 일로 여기지 말고 청렴한 생활에 동참해야 한다. 단속 공무원에게 “내가 누구를 잘 안다”, “젊은 사람이 융통성이 없으면 안 된다”, “너무 깨끗한 물에는 고기가 살지 못한다”, “좋은 게 좋은 거다”, “어디 출신이냐”, “어디 학교 나왔느냐” 등을 묻는 구시대적 행동은 버려야 한다.

이제는 학연·지연·혈연 등에 얽매어 ‘앞에서 끌어주고 뒤에서 밀어주고’하는 시대는 지났다. 공직자 모두가 청렴을 생활화하고 또한 ‘민에서 끌어주고 관에서 밀어주고’ 혹은 ‘관에서 끌어주고 민에서 밀어주고’ 서로 상부상조하면 높은 청렴도로 신뢰받는 행복한 나라 대한민국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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