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홍윤 교수의 창]여의도의 싸움
[박홍윤 교수의 창]여의도의 싸움
  • 충청매일
  • 승인 2019.12.02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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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통대학교 행정학과

[충청매일] 공직선거법과 공수처법을 가지고 나라가 시끄럽다. 패스트 트랙, 연동형 비례대표제, 필리버스터란 생소한 용어를 가지고 몇 안 되는 정당이 사분오열되어 싸우고 있다. 이러한 아침 신문과 뉴스를 보고 나면 하루가 즐겁지만은 않다. 정치인 그들만의 싸움에 199개의 민생법안 통과가 불확실해졌다. 지난해 나라를 혼돈에 빠뜨렸던 유치원 3법을 비롯하여 어린이 보호를 위한 민식이법, 2년이 지나서도 집에 가지 못하고 실내체육관에서 기거하는 포항지진 피해자를 위한 특별법이 정당과 국회의원 개인을 위한 법에 볼모가 되어 있다.

민주주의는 정당정치를 기본으로 한다. 정당은 정권을 잡아서 자신들의 주장과 정치적 이상을 실현하기 위한 단체이다. 이에 정권을 잡기 위해서 싸우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그 싸움이 자신들의 기반인 국민을 볼모로 하는 것은 정당화될 수 없다.

이상적으로 정치인은 자신이 아닌 국민과 시민을 위해서 희생하여야 하는 존재일 것을 요구한다. 그러나 현실 정치에서 정치인은 가장 이기적인 존재이다. 그들은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함께하기도 하고 서로 싸우기도 한다. 그러나 국민과 주민을 위해서 끝까지 싸우는 사람은 드물다. 정치인들에게 교과서적으로 선거에서 이기는 것보다 나라를 다스리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하면 고개는 끄덕거리지만, 동의하지 않을 것이다.

정당 없이 의회정치는 불가능하고, 의회정치 없이 민주정치 또한 불가능하다. 민주주의를 위해 질서와 안정을 추구하는 정당과 진보와 개혁을 추구하는 정당 모두 있어야 건전한 정치가 이루어질 수 있다. 그러나 당리당략에 눈이 어두워 민심을 등지는 패거리는 있어서 안 된다.

지금 여의도 국회에서 패스트 트랙, 연동형 비례대표제, 필리버스터 등을 놓고 싸우는 것에 대하여 그 의미를 정확하게 알고 있는 국민은 많지 않다. 그것이 많지 않다고 하는 것은 이들 제도가 국민을 위한 제도가 아니기 때문이다. 지금 어느 정당이 어느 정당보다 더 낫다고 할 수 없다. 그들은 국민이 아닌 자기 정당과 개인의 입장에서 자기의 주장을 정당화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세상에 가장 재미있는 구경이 불구경과 싸움구경이라고 하지만 지금 여의도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싸움을 보노라면 재미있기보다는 걱정이 앞선다. 국민이 내어 운영되는 500조 이상의 예산이 정치 싸움으로 통제받지 못하고 선심성 예산으로 편성될 가능성이 높고, 목소리 큰 사람과 집단에 우선 배정되어 낭비성 예산이 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법이 개정된다고 하지만 국회에서 잠자고 있으니 집을 사는 것이 좋은지 파는 것이 좋은지 예측 가능한 생활을 할 수가 없다.

정치가 모든 사람에게 즐거움을 줄 수는 없지만, 걱정을 주어서는 안 된다. 정치가 국민에게 걱정을 줄 수는 있지만, 국민의 삶과 생활을 어렵게 할 권리를 주지는 않았다. 그러한 정치와 정당은 국민의 심판을 받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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