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매일] 대한민국은 수도권에 대부분의 인구, 산업인프라, 자본 등이 집중된 과밀화 현상 때문에 불균형성이 심화되고 있다.

실제 우리나라 인구의 절반정도가, 1천대 기업의 73.6%가, 신용카드 사용액의 81%가 각각 수도권에 집중되어 있다.

인구절벽, 지방소멸, 저출산, 저성장, 양극화 등과 같은 용어들이 부쩍 사용빈도가 높아지고 있는 것을 보면 비수도권 지방의 위기가 심상치 않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현재 비수도권의 지방은 석유화학, 자동차, 가전 등 주력산업 시장점유율이 정체 되며 지역산업이 쇠퇴하고 있다. 특히 비수도권의 근로자 평균 임금은 수도권에 89%에 그치고 있어 노동의 질적 측면에서도 크게 후퇴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대한민국 헌법에는 ‘국가는 균형있는 국민경제의 성장 및 적정한 소득의 분배를 유지하고.…’, ‘국가는 지역간의 균형있는 발전을 위하여 지역경제를 육성할 의무를 진다’ 고 명시돼 있다.

따라서 현 정부가 제시하고 있는 4대 복합·혁신과제 중 하나가 ‘자치분권과 균형발전’이며 국가균형발전의 3대 가치는 ‘분권’, ‘혁신’ 그리고 ‘포용’이다.

그 중 ‘포용국가’는 앞서 말한 헌법적 가치를 실현하고 지역 간 균형발전을 통해 ‘고르게 발전하는 지역’이라는 핵심 국정목표를 실현하기 위한 전략이다.

얼마전 경기도, 충북도, 진천군, 청주시, 안성시, 화성시 등 6개 지방정부가 ‘포용국가 실현’을 기치로 내세우며 ‘수도권 내륙선’ 국가철도를 공동으로 추진할 것을 선포했다.

수도권 내륙선은 동탄에서 시작해 안성, 진천선수촌, 충북혁신도시, 청주국제공항까지 이어지는 노선으로 구상하고 있다.

특히 수서발 SRT 열차의 종착지인 동탄에서 시작하는 해당노선은 청주공항까지 불과 34분 내에 주파할 수 있다.

해당노선이 현실화되면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남부지역의 청주공항 접근성이 획기적으로 개선돼 지방공항을 중심으로 한 새로운 지방경제권의 형성이 기대되며, 그동안 철도교통에서 소외받아왔던 안성시, 진천군을 중심으로 정차도시 경제권이 형성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무엇보다 수도권 광역철도의 중심지로 부상하고 있는 동탄지역에서 중부권 내륙인 청주공항을 직접 연결해 수도권과 비수도권 간 소위 ‘낙수’의 통로를 마련한 상생발전에 포커스를 맞췄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 특히 지방의 작은 도시인 진천군에서 제안한 수도권 내륙선 철도 추진의 참여 주체가 안성시, 청주시 등 인근 기초지자체로 확산됐고 이후 동탄이 있는 화성시까지 확대돼 결국 경기도와 충북도 등 광역자치단체의 적극적인 참여로 추진에 탄력을 받고 있는 것도 인상 깊다.

과거 중앙정부가 주도해 지역은 지원의 대상이었던 시대가 지나고, 이제는 지역이 공간전략의 주체가 돼 중앙이 적극 지원하는 방향으로 국토개발의 패러다임이 전환되고 있다.

현 정부는 국가균형발전을 위해 지방을 중심으로 지역산업육성, 구도심재생, 생활SOC 확충 등을 활발히 추진하고 있지만 획기적인 균형발전을 위해서는 보다 선 굵은 파격적인 공간전략이 절실히 필요하다.

6개 지방정부가 철도망 구축을 통한 포용성장의 화두를 내놨고 이제 그 공은 중앙정부로 넘어갔다.

수도권 내륙선 국가철도가 수도권-비수도권 간 상생발전과 국토균형발전을 통한 포용국가 실현의 초석이 될 수 있도록 국가차원의 적극적인 추진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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