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소매업·숙박·음식점업
대출 220조 돌파…역대 최고

제조업은 증가세 큰폭 둔화

[충청매일 이우찬 기자] 부진한 경기 탓에 빚으로 버티는 자영업자가 늘어나면서 도·소매업, 숙박·음식점업 대출 증가율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한국은행이 27일 발표한 ‘3분기 중 예금취급기관 산업별 대출금’ 자료에 따르면 올 3분기 서비스업 대출은 719조3천억원으로 전분기보다 16조1천억원 늘어났다. 2분기 증가폭(16조2천억원)과 비슷한 흐름을 유지했다. 이중 도소매, 숙박·음식점업 대출은 전분기보다 6조4천억원 늘어 220조원을 돌파한 것으로 나타났다.

새로 문을 여는 업체 수가 다소 줄어들면서 2분기 대출 증가액(7조8천억원)보다는 축소된 모습을 보였지만 전년동기대비 증가율은 12.1%를 기록해 2008년 1분기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역대 최고치를 찍었다. 도·소매업 대출로만 좁혀봐도 전년동기대비 증가율은 역대 최고치인 12.9%로 집계됐다. 경기 둔화가 지속되면서 벌이가 시원찮은 자영업자들이 빚을 늘리는 추세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서비스업 대출 중 시설자금 대출은 4조9천억원 늘어나는 데에 그친 반면 인건비 등 사업 운영에 쓰이는 시설자금 대출은 두 배를 뛰어 넘는 11조2천억원 증가했다. 서비스업 운전자금 대출 증가액은 사상 최대치였다. 한은 관계자는 “시설자금은 줄고 운전자금 증가세가 확대되는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며 “다만 도·소매, 숙박·음식점업에는 자영업자들뿐만 아니라 일반 법인기업들도 포함돼있다”고 설명했다.

서비스업 대출의 35% 가량을 차지하는 부동산업 대출은 6조8천억원 늘어난 249조1천억원으로 집계됐다. 2분기 증가액(6조9천억원)과 거의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전년동기대비로는 10.8% 증가해 2014년 1분기(11.5%) 이후 가장 낮은 증가율을 보였다.

제조업 대출은 증가세가 큰 폭 둔화했다. 3분기 1조9천억원 늘어나 전분기 증가액(4조원)보다 쪼그라들었다. 1차 금속업종 대출이 1조4천억원, 전자부품·컴퓨터·영상·통신장비 대출이 3천억원 감소한 영향이 컸다. 제조업 대출 잔액은 357조1천억원을 나타냈다. 전체 산업대출은 1천183조7천억원으로 전분기대비 20조5천억원 증가했다. 제조업 대출 증가세가 꺾인 영향으로 지난 2분기 수준(22조2천억원)보다는 증가액이 축소됐다.

기관별로는 수출입은행, 상호저축은행, 상호금융 등 비은행예금취급기관에서 12조5천억원 늘어 역대 가장 큰 증가폭을 보였다. 전년동기대비 증가율도 17.3%로 역대 최고치였다.

한은 관계자는 “비은행들이 가계대출을 줄인 대신 기업대출을 늘린 영향 등이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예금은행 대출은 8조원 늘어 전분기(12조2천억원)보다 증가액이 다소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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