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매일] 그동안 잠잠했던 KTX 세종역 신설문제가 또 다시 불거지고 있다. 최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세종시 국정감사에서 민주당 윤호중 사무총장과 일부 의원이 세종역 신설 추진을 언급하면서 충북도민들이 세종시에 대해 불편한 심기의 속내를 드러내게 만들었다.
KTX 세종역 신설 문제는 지난해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과 이낙연 국무총리가 분명히 불가 의사를 밝히면서 수그러드는 듯 보였다. 그런데 이춘희 세종시장이 지난달 17일 정례브리핑을 통해 KTX 세종역 설치 추진 입장을 밝히자 충북도민들이 거센 반발에 불을 당겼다.
결국 이 문제는 국정감사 장에서 거론되기까지 이르렀다. 인근에 KTX 오송역을 두고 세종역 설치는 수조원에 달하는 국가적 낭비가 분명하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뿐만 아니라 상호 이웃하며 같은 생활권역으로 발전 관계를 유지해야 하는 충북과도 불편해질 수밖에 없게 됐다. 이유는 상생의 발전을 위해 협력해도 모자랄 판에 불과 몇㎞ 밖에 안 되는 거리에 KTX 세종역을 신설하겠다는 발상(發想)은 서로 도움이 되지 않을 게 뻔하기 때문이다.
지난 2010년 문을 연 KTX 오송역은 2015년부터 해마다 100만명 이상 이용객이 늘어나는 추세여서 앞으로 발전 가능성의 높은 조짐을 보여 왔다. 지방 고속전철역 가운데 이용객의 급증으로 2016년에는 500만명 이용기록을 세웠다. 해마다 10% 이상 이용객이 늘면서 올해의 경우 연말까지 800만명 이상이 이용할 것을 전망하는 분위기다.
이렇듯 이용객 증가로 인한 획기적 발전의 궤도에 오른 KTX 오송역에 대해 찬물을 끼얹는 세종시장의 세종역 신설 발언은 충북도민들의 분노에 찬 반발은 당연한 일이다.
세종시역 신설 발언에 충북도민과 KTX 세종역 저지 오송역 사수 특별대책위원회가 거세게 반발하고 나섰다. 지난 12일 충북도청에서 민주당 이해찬 대표와 이춘희 세종시장에게 세종역 신설 추진을 즉각 철회하라는 공개 질의와 답변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충북도민은 이 문제만큼은 묵과해서는 안 된다는 강한 반대의 목소리를 높였다.
자유한국당과 지역 시민사회단체들도 힘을 보태고 나섰다. KTX 세종역 신설은 당연히 오송역에 영향을 미쳐 발전을 저해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세종시 역시 국비투입 만큼 효과를 내기에는 사업 자체가 무의미해 백지화로 귀결시켜야 마땅하다 하겠다. 대전시와 공주시도 이 문제에 대해 불만을 표출하고 있어 주변 지자체로부터 호응을 얻지 못하는 실정이다.
KTX 오송역이 제 기능을 발휘하는 데도 불구, 몇㎞ 안 되는 곳에 세종역을 신설할 경우 이용객 분산으로 이어져 분명히 피해 발생 예상은 불을 보듯 뻔하다 하겠다.
민주당이 충북에서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개최하면서 충북 도민들의 관심사인 KTX 세종역 신설 질문에 대한 답변을 외면했다. 세종시가 지역구인 민주당 이해찬 대표는 충청권의 정치적 최고 인사로서 지역의 편협된 사심을 버리고 이에 대해 명쾌한 답변을 내놔야 한다는 게 충북 도민들의 불만 섞인 목소리다.
KTX 세종역 신설 문제는 광역자치단체 간 균형발전관계를 유지해야하는 만큼 대승적 차원으로 볼 때 민주당 이해찬 대표의 결단이 필요한 부분이라 할 수 있다. 총리와 정부부처도 선을 그으며 불가론을 밝혔다. 이제는 KTX 세종역 신설 백지화에 확실하게 못 박는 결론을 내려주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