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젝트 스페이스 우민’ 이준옥 작가展

[충청매일 김정애 기자] 우미아트센터가 기획한 ‘2019 프로젝트스페이스 우민’의 마지막 전시는 이준옥 작가의 ‘노래, 노오래, 오래, sing, seeing, ing’이다. 이 작가는 이주여성, 비정규직 노동자 등 주요 관심 순위에서 밀려난 인물들에 대한 작업을 지속적으로 하고 있다.

이번 전시 주제 ‘노래, 노오래, 오래, sing, seeing, ing’역시 외할아버지 회갑연 당시 촬영한 홈 비디오에서 노래를 부르고 있는 인물이 주인공이 되는 순간을 포착한 작업을 선보인다. 노래를 부르는 순간 외에는 일상의 무게를 쉽게 내려놓을 수 없는 삶을 살아가는 인간에 대한 애잔함을 회화라는 형식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작가 자신이 그린 인물들은 배경에서 오려지거나, 뭉툭하거나, 그렇게 보이는 마이크를 쥐고 있다. 그림 속 인물들은 외할아버지의 회갑연을 찍은 홈 비디오에 등장하는데, 25년의 시간을 지나 나에게 수집되었다. 한국식 가든파티의 단짝인 노래방 기계와 키보드 연주자로부터 흘러나오는 노래에 평소의 체면은 내려놓고 누군가는 마이크를 붙잡고, 누군가는 몸을 흔들어댄다. 손에 쥔 마이크에 대고 부르는 누군가의 노래는 박자와 음정이 제멋대로 어긋나지만, 반주가 흐르는 순간만큼은 노래의 주인공이 된다. 작가는 그들이 노랫말과 무드의 주인공이 되는 순간을 포착한다. 홈 비디오 장면의 재현이 아니라 인물을 오려내고, 새로운 배경을 부여하고, 마이크를 쥐어준다. 노래라는 행위를 빌어 일상의 이름으로부터 일탈해 주연이 되었고, 노래가 되었고, 그림이 된다.

이 작가는 “나는 여러 재료와 방식을 오가며 꾸준히 인물들을 그려왔다. 나의 시선은 ‘마이크’가 없는 사람들에게로 자꾸만 가게 된다. 이주여성, 아버지, 비정규직 노동자 그리고 이번 전시작 전에 그렸던 밤 풍경에서도 그림자나 실루엣으로 처리해 인물을 그렸다”며 “이번 전시작은 이전에 내가 그린 인물들의 연장선에서 노래라는 행위를 통해 일상의 무게로부터 자유로운 인간에 대한 애잔함을 천에 물감이 스미는 방식으로 그렸다”고 말했다.

이 작가는 한국예술종합학교 조형예술과를 졸업하고 ‘원-더풀 원더-풀 Won-derful wonder-ful’을 주제로 첫 개인전을 연후 ‘설탕 한 조각이 녹는 시간’‘우리가 깊어가는 시간’ 등을 주제로 구룹전에 참여한바 있으며 2018년에 창작문화공간 여인숙(군산) 레지던스 프로그램에 참여한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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