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병철 한국도로공사 충북본부장

선선한 바람이 불고 단풍이 곱게 물들어가는 요즘, 단풍놀이를 가려는 관광객들과 수학여행 관광버스의 운행이 증가하고, 도로정체구간과 장거리 운전이 늘어나 그만큼 사고의 위험성도 높아졌다. 지난 5년간 고속도로 교통사고 사망자 분석 결과 가을철에 27%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단풍 절정 시기가 사고 발생시기와 거의 비슷해 다른 계절보다 운전자의 안전운행이 더 많이 요구되는 시기이다.

안전운행을 위해서는 첫째, 버스 대열운행 금지와 일반차량 운행 시 대열운행구간 특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대열운행은 주로 타 차량이 끼어드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일행 차량 간 거리를 무리하게 좁혀 운행하는 경우가 많은데, 대열운행을 하게 되면 다른 차량의 교통흐름에 방해를 할 뿐만 아니라, 앞 차가 급제동을 하면 안전거리가 확보되지 않아 이를 피할 시간적 공간적 여유가 없어 대형교통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진다.

한 예로 대열운행으로 안전거리를 지키지 않은 관광버스가 전방의 차량정체 상황을 뒤늦게 발견해 경차를 추돌, 경차에 탑승한 4명 전원이 사망하고 60여명의 사상자가 발생하는 대형사고를 유발했다. 안전거리만 충분하게 두었어도 피할 수 있는 사고였다. 고속도로에서 안전거리는 100m를 기준으로 하고 있으므로 앞차와의 거리를 도로 위 점선 차선 5개 간격 이상 유지하는 것이 좋다.

여러 차량이 한꺼번에 여행을 할 때에는 출발 전 운전자에게 목적지를 명확하게 알려주고, 차량 간 시간차를 두어 출발하도록 해야 한다. 여행주관자는 운전자들의 충분한 휴식을 배려해주고, 여유로운 일정으로 무리한 여행이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둘째, 휴식과 집중을 해야 한다.

고속도로 사고의 주요 원인은 졸음운전과 전방주시태만으로 작년 사고의 80%를 차지한다. 졸음운전은 목적지까지 빨리 가고자 하는 마음이 무리한 운전을 유발해 사고가 나는 경우가 많다. 행락철에는 아침 일찍 출발하는 경우가 많은데 전날 충분한 수면을 취해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도록 하고, 주행 시에는 자주 창문을 열어 환기를 하며, 2시간 마다 휴게소나 졸음쉼터에 들려 스트레칭 하거나 쪽잠을 자는 등 휴식을 취하며 운행해야 한다. 주변환경에 시선을 빼앗기거나, 스마트폰 사용, 익숙하지 않는 초행길 등 운전자의 주의력를 방해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는데 사전 경로 숙지, 운행 중 집중력을 유지 한다면 전방주시태만으로 인한 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 운전 중 ‘딴짓’을 하다 사고가 난 경우를 보면 초보운전자보다 경력운전자에게 더 많이, 더 심각하게 나타나고 있다. 이 정도는 딴짓을 해도 안전하다는 빗나간 안전의식이 원인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운전할 때에는 여유를 더하고 자만심을 내려놓는 것을 습관화 하도록 해야 한다.

셋째, 음주운전을 하지 않아야 한다. 올해 시행된 제2윤창호법을 보면 음주운전 적발 시 처벌이 강화됐고 혈중알코올농도 수치도 하향조정돼 소주 한잔만 마셔도 단속될 수 있도록 음주운전 기준이 더욱 엄격해졌다. 식사 시간에 가볍게 한두잔 정도는 괜찮겠지 하는 안일한 생각이 나와 다른 사람의 생명에 위험이 될 수 있다는 점을 항상 생각하며 어떤 상황에서도 음주는 하지 않아야 한다는 운전자의 단호한 실천 의지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넷째, 가을 안개를 조심해야 한다. 가을에는 심한 일교차로 인해 안개가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때문에 가시거리가 현저히 줄어들어 전방상황에 대한 인지능력이 떨어지게 된다. 안갯길을 주행할 때 속도를 낮추고 급제동과 급핸들 조작을 피하며 안전거리를 평상시보다 2배 이상 확보해 위험에 대비해야 한다. 짙은 안개에는 비상등과 안개등을 켜서 나의 차의 위치를 다른 차 운전자에게 알려야 한다.

그리고 차량 탑승 시에는 반드시 전좌석 안전벨트를 착용해 혹시라도 발생할 수 있는 사고에서 생명을 지킬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가을철 기분 좋게 떠난 여행이 좋은 추억으로 남을 수 있도록 안전운행해 사고 없는 행복한 여행길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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