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윤호·이현수 ‘뽈이와 웅이에게…’展

[충청매일 김정애 기자] 청주미술창작스튜디오는 13기 작가들의 입주기간 창작 성과물을 전시로 선보이는 릴레이프로젝트를 진행한다. 13기 네 번째 릴레이프로젝트는 김윤호·이현수 작가의 협업을 통한 2인전 형식으로 구성되었다.

이번 릴레이전 전시 제목은 ‘뽈이와 웅이에게, 세상은 어제와 같고 시간은 흐르고 있고 자! 간닷! 무지개다리를 놓고 가고 싶어도 지금은 갈 수 없는 저 먼 우주는 팡! 니가 다녀간 흔적들을 지우지 않고 그냥 내버려둔 지금 내겐 링밖에 보이지 않아 물어와! 슛! 니가 돌아오지 않겠다면 슈우웅! 내가 억지로라도 널 데려가서 장식품으로 걸어놓겠어 탕! 사랑해줘서 고마워 그만, 러브 앤 포티’라는 다소 엉뚱한 전시 제목만큼이나 김윤호·이현수 작가가 창작스튜디오 입주기간 동안 소통하면서 느꼈던 삶의 이야기를 온전히 투영시킨 작품들이 전시된다.

전시는 7일 오후 5시 창작스튜디오 로비에서 진행될 개막행사를 시작으로 오는 17일까지 1층과 2층 전시실에서 개최된다. 전시의 구성은 두 작가가 개인적인 이야기를 나누는 과정에서 비롯되었다. 각자가 애착하는 기억, 사물들에 대한 소소한 대화를 통해서 이번 전시의 주제가 정해졌다. 김윤호, 이현수 작가는 서로 지향하는 예술 방향성과 삶을 대하는 태도의 이질성을 스스럼없이 인정했다. 두 작가의 소통방식에 관한 결과물은 전시장 구성에서도 부정교합 같은 모습이지만, 거리를 두고 보면 하나의 내러티브로 완성된다.

김윤호 작가의 최대 관심사는 배드민턴이다. 작가는 자신이 즐겨하는 운동인 배드민턴을 통해서 밀실과 광장, 개인과 사회의 소통에 대한 생각을 작품으로 보여준다. 배드민턴은 종목의 특성상 혼자서 진행할 수 없는 특성을 갖는다. 상대방과 셔틀콕을 주고받는 일명 ‘랠리’를 이번 전시의 주제로 차용한다. 네트너머의 상대방을 이현수 작가로 상정하고 서로의 작업을 셔틀콕처럼 주고 받으면서 전시공간 전체를 리드미컬하게 연출한다.

김윤호 작가와 랠리를 펼칠 이현수 작가의 기존 작업들은 다양한 매체를 이용한 드로잉 작업이 주를 이룬다. 평면 회화 및 입체 설치, 사운드 작업 등을 진행해온 작가는 이번 전시를 통해서 자신과 타인의 기억 접합점을 찾는 과정을 작품으로 보여준다. 작가는 셔틀콕을 보면서 자신이 키웠던 애견(뽈이)의 이미지가 떠올랐다고 말한다. 공놀이를 좋아하던 뽈이의 기억은 작가 자신이 좋아했던 농구만화로 전이된다. 이렇게 개연성 없는 기억의 전이를 통해서 만들어진 작품(셔틀콕)은 반대편 코트로 넘겨지게 된다. 끊임없는 두 작가 간 랠리의 과정에서 비롯되는 예측 불가한 이야기의 생성은 결과적으로 관람객들조차도 랠리에 스스럼없이 참여하게 유도한다.

김윤호 작가는 부산대학교 예술대학 미술학과를 졸업하고 2017년에 개인전 ‘무풍지대의 바람’(홍티아트센터, 부산), 2016년 ‘염포시식코너’(염포시장, 울산)을 비롯해 다수의 그룹전에 참여했다.

이현수 작가는 스쿨 오브 비주얼아트 조형예술 대학원을 졸업하고 2018년 ‘Playing Drawing:after drawing’(탈영역 우정국, 서울), 2015년 ‘쌓고 쌓아 올리다’(gallery175, 서울) 등의 개인전을 비롯해 다수의 그룹전에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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