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영
건양대학교 군사경찰대 학장

[충청매일] 아프리카 돼지열병이 2019년 9월 17일 경기도 파주에서 처음 발생한 이래, 지금까지 상황이 종료되지 않은 채 계속되고 있다. 아직은 강원도와 경기도 일부지역에서 더 이상은 확산되지 않고는 있지만 전국이 여전히 초긴장상태에서 전쟁 아닌 전쟁을 치르고 있다. 돼지열병이 심각한 것은 전염되기 쉽고 이 병에 걸린 돼지는 고열과 호흡 곤란을 거쳐 일주일 안에 대개 사망하기 때문이다. 사람에게는 전염되지 않는다지만 불안감 때문에 심각한 정신적 스트레스와 함께 양돈농가 뿐만 아니라 시장경제에도 막대한 영향을 끼치게 된다.

돼지열병은 최초 아프리카 케냐에서 1910년 발견된 이래 유럽을 거쳐 아시아 일대까지 전파되었다. 최근에는 돼지열병으로 인해 전 세계에서 기르는 돼지의 3분의 1 이상이 살 처분 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우리니라의 경우도 현재는 접경지역과 일부 경기도 일대에서 더 이상 확산되지 않고는 있지만 만약 아래 지방으로 확산되게 되면 전국의 양돈농가가 초토화가 될 것이다. 따라서 전국의 지자체 직원들이 밤낮을 가리지 않고 해당지역으로의 유입을 막기 위해 사활을 건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심지어 전방의 경우 장병들까지 바이러스를 옮기는 멧돼지를 포획하기 위한 임무까지 부여하여 밤낮없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러한 비상상황이 계속되면서 계획되었던 지역 축제 및 행사들이 일정이 조정되거나 아예 취소하는 사례도 속출하고 있다.

일부지자체의 경우는 여성공무원도 현장에 투입하고 있는 실정이다. 주·야간 교대로 투입되는 남성공무원들의 경우에는 야간에는 현장에서 일하다가 주간에는 밀린 업무를 처리해야 하는 등 극도로 피로가 누적되고 있다고 한다. 이렇듯 밤낮없이 고생하는 공무원들이 없었다면 돼지열병은 이미 전국으로 확산되었을 것이다. 우리들은 지난 2015년 중동호흡기증후군(MERS) 유행으로 전국이 불안에 떤 적이 있다. 이 신종 전염병으로 인해 총 186명이 감염되고 이 중에 안타깝게도 38명이 목숨을 잃는 아픔을 겪었다. 그 당시에도 병원에서 근무하는 의사와 간호사는 거의 밤낮없이 전염병 퇴치와 확산 예방을 위해 초인적인 노력을 기울였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것은 아프리카 돼지열병은 사람에게는 전염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사람들이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신종 전염병이 갈수록 증가한다는 것이 심각한 문제이다.

사실 돼지열병도 최근에 새롭게 발생한 것이 아니라 의학계에 의하면 이미 100년 전에 비슷한 전염병이 발생 한 적이 있으나 이 이후 백신개발에 신경을 쓰지 않아 이번 사태에도 소독과 이동을 통제하는 조치 이 외에는 별다른 방법이 없다고 한다. 언제 어느 때 또다시 신종 전염병이 나타날지 모르는 불안한 상황에서 살아갈 수밖에 없는 것일까.

이번 사태가 조기에 마무리되기를 진심으로 바라면서 이제부터라도 갈수록 증가하고 있는 신종 전염병 예방을 위한 다각적인 대책이 마련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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